폐암은 갑상선암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중앙암등록본부,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
폐암이 늘어난 것은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이 영향이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제 폐암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등 다른 원인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폐암으로 10만 명당 36.4명이 목숨을 잃어 폐암은 ‘암 사망률 1위(2020년 기준ㆍ통계청)’이다. 폐암 5년 생존율도 34.7%에 불과한 데다 대부분 다른 장기로 전이된(4기 이상) 뒤에야 발견되면 8.9%로 뚝 떨어진다.
그렇지만 폐암 5년 생존율은 이전에 비교하면 좋아지고 있다. 1993~1995년 12.5%에서 2014~2018년 32.4%로 2.6배 생존율이 향상됐다. 이는 폐암 치료 효과가 높은 표적 항암제와 면역 항암제가 새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욱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폐암은 조기 발견, 진일보한 수술법, 표적 치료제 및 면역 치료제 개발과 적용, 발전된 방사선 요법 등으로 인해 생존율이 향상됐다”고 했다.
그런데 폐암에 걸려도 유전자 변이 검사를 통한 개인별 맞춤 치료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폐암을 비롯한 다양한 암 발병에는 여러 환경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는 체세포 돌연변이가 후천적으로 생겨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전자 변이 검사로 폐암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EGFR, ALK, ROS1 등)를 보유한 환자는 이를 표적할 수 있는 항암제로 치료를 시행하기에 치료 효과를 더 높아졌다.
다만 유전자 변이 검사를 제대로 알고 있는 폐암 환자가 아직 많지 않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대한암협회가 폐암 환자 286명에게 시행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61%(175명/286명)가 유전자 변이 검사를 받았고, 유전자 변이 검사가 치료에 도움된다고 여기는 환자가 58%(165명/286명)나 됐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진단받은 유전자 변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환자는 6%(8명/124명)에 그쳤다. 또 유전자 변이 검사가 폐암 치료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응답자는 그 이유로 특정 유전자 변이가 나와도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다고 답했다.
노동영 대한암협회 회장(강남차병원 병원장/외과 교수) “과거와 달리 치료제가 없던 희귀 변이에서도 새로운 치료 옵션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맞춤 치료를 위해 진단 과정에서 유전자 진단 검사를 받고 이 결과를 올바로 이해한 후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해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저선량 폐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폐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초기에 발견하기 매우 어렵고, 병이 진행돼도 기침ㆍ가래 외 별다른 이상을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따라서 정기검사로 조기 발견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선량 폐 CT 검사는 가장 확실하게 조기 발견할 수 있는 검사로, 방사선량을 6분의 1 정도로 최소화해 방사선 노출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낮다.
현재 국가 암검진에 따라 55세 이상 중 30년 이상 매일 담배 한 갑 이상을 피운 고위험군은 무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하직환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암 고위험군은 물론 최근 비흡연자에게서도 폐암 발생이 늘고 있어 40세가 넘으면 매년 정기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며 “또 기침, 가슴 통증, 쉰 목소리,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지속되면 전문가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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