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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 치료, 건강기능식품보다 호르몬이 효과적”

입력
2022.02.04 22:13
수정
2022.02.04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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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치료, 중간에 중단하면 효과 사라져

폐경 증상을 치료하려면 건강기능식품보다는 폐경 호르몬 치료가 도움이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폐경 증상을 치료하려면 건강기능식품보다는 폐경 호르몬 치료가 도움이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여성의 폐경 나이는 평균 49.9세다. 갱년기에는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면서 폐경이 발생한다.

여성 갱년기 증상은 난소 기능 소실로 인해 여성호르몬이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아 나타나기에 약물로 만들어진 여성호르몬을 외부에서 보충하는 ‘호르몬 대체 요법(Hormone Replacement Therapy·HRT)’으로 치료해야 한다. 호르몬 대체 요법을 사용하면 갱년기에 흔히 나타나는 안면 홍조ㆍ발한ㆍ수면장애 등이 어느 정도 호전된다.

◇폐경 임박할 때부터 꾸준히 호르몬 치료해야

호르몬 대체 요법은 폐경이 임박했을 때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 김수미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다양한 호르몬 제제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데 대개 1판에 28알의 약물이 들어 있어 하루 1알씩 정해진 시간에 복용하면 된다”고 했다.

여성호르몬 제제는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가 가장 좋다. 신정호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비가 오는데 우산을 썼다가 그만뒀다 하기를 반복하면 결국 비에 젖는 ‘우산 효과'가 나타나는데 이처럼 여성호르몬 치료도 중간에 중단하면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했다.

갱년기 시작 시점부터 호르몬제를 복용한 여성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면 대장암 발병도 줄고 자궁내막암도 황체호르몬 복합 제제를 먹으면 감소한다.

김수미 교수는 “여성호르몬 치료를 시행하면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등 여러 얘기가 있지만 여성호르몬 치료를 하는 사람에게서 발병하는 유방암은 대개 조기이며 악성 등급이 낮아 자연적으로 유방암이 발생한 환자보다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김 교수는 “게다가 한국 여성의 유방암 발생 빈도는 미국의 5분의 1 정도로 적고 이들 중에서도 3분의 2 정도는 폐경 전에 발생하므로 유방암 병력, 가족력이 없는 사람은 매년 유방암 검진을 받으면 약물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폐경기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을 먹는 여성이 적지 않다. 김탁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건강기능식품은 폐경기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데 도움줄 수 있지만 만성질환 위험 증가 등 여성호르몬 저하로 인한 질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김 교수는 “호르몬 치료는 매우 안전한 치료법이고 일찍 시작할수록 해보다 득이 크므로 폐경기 증상이 고민될 때는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신정호 교수는 “(승마, 이소플라본, 레드클로버 등 생약 추출물을 주성분으로 한) 식물성 에스트로겐 성분이 60세 이전 폐경 환자의 갱년기 증상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호르몬 치료 효과를 방해한다”고 했다.

◇폐경 전 식이섬유 많이 섭취하면 우울증 낮아

한편 폐경 전 여성이 식이섬유가 많이 함유된 과일ㆍ채소 등을 많이 섭취하면 우울증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김정하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김윤선 전공의 연구팀은 폐경 여부에 따른 식이섬유 섭취량과 우울증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해 5,807명의 여성을 우울증이 있는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연구한 결과다.

연구 결과, 우울증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식이섬유 섭취량이 낮았다. 그렇지 않은 그룹은 하루 섭취 에너지 1,000㎉당 식이섬유 섭취가 14.07±0.11g, 우울증 그룹은 이보다 적은 12.67±0.45g였다. 특히 폐경 전 여성의 경우 그렇지 않은 그룹에서 식이섬유 섭취량이 우울증 그룹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폐경 전 여성에서 하루 섭취 에너지 1,000㎉당 식이섬유 섭취량이 1g 증가할수록 우울증 유병률이 5%씩 감소하는 것을 알아냈다. 반면 폐경 후 여성에서는 이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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