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외교장관이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12일(현지시간) 회담을 갖는다. 새해 들어 거듭된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한미일 외교장관이 머리를 맞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향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으로 군사위협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거론되는 만큼, 3국 공조 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다.
외교부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오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회담을 한다고 4일 밝혔다. 외교부는 "한반도 문제 등 3국 간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라고 간략히 밝혔다. 다만 미국 국무부는 "북핵·미사일 위협과 21세기 당면 과제에 대한 협력을 심화할 예정"이라고 보다 상세히 소개했다. 북한의 최근 잇따른 군사 위협이 주요 안건이 될 것이라는 뜻이다.
북한은 1월 한 달 동안에만 탄도미사일 6차례∙순항미사일1차례 등의 미사일 시험발사 및 사격훈련을 감행했다. 특히 지난달 30일에는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4년여 만에 발사하며 군사 위협 강도를 한층 높였다. 최근에는 2018년 이후 지켜온 핵실험∙ICBM 발사 모라토리엄(유예) 철회도 시사했다.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계기로 열린 후 4개월여 만이다. 국무부가 '21세기 도전'을 언급한 만큼, 최근 우크라이나 및 미얀마 사태 등이 회담에서 다뤄질 수 있다. 아울러 정 장관은 현지에서 블링컨 장관과 별도 양자 회담도 가질 예정이라고 국무부는 밝혔다. 정 장관은 존 아퀼리노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과 요시마사 외무상의 별도 양자 회동이 처음으로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한일 관계는 일본이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본격 추진하면서 한층 냉랭해졌지만, 한미일 공조 강화를 중시하는 미국이 적극 중재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미일은 외교장관 회담 외에도 4일 국방 고위당국자 간 전화 협의를 여는 등 각급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협의에는 김만기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미국에서 일라이 라트너 국방부 인태안보차관보, 일본에서 마스다 카즈오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이 긱각 대표로 참석했다. 김만기 실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도전"이라며 "북한이 긴장 고조 행위를 중단하고 대화를 통한 외교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강력 촉구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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