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RE100(Renewable Energy 100%∙기업 전력 100% 재생에너지 사용 캠페인)'과 'EU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를 다시 꺼내들었다. 최근 4자 TV토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모른다고 해 논란이 됐던 전문 용어들이다.
이 후보는 5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을 찾아 울산의 탄소중립 대응 거점도시화를 골자로 한 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원전도시' 울산을 재생에너지 산업의 요충지로 바꾸겠다는 내용이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이 후보는 "재생에너지 산업체계로의 전환은 다시 성장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야권 일각에서 이를 매우 경시하는, 안이한 인식을 갖고 있어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근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친환경'으로 분류한 유럽연합(EU) 택소노미를 언급했다. 이 후보는 "원전 문제는 EU에서 인정하는 방식으로 생산하지 않으면 우리 기업 수출에 막대한 지장이 생긴다"며 "대한민국에선 EU 택소노미 조건을 도저히 충족하지 못한다"고 했다. EU택소노미는 원전을 녹색 산업으로 인정하는 대신 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계획 등 조건을 걸었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이 조건을 충족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RE100도 불쑥 다시 거론했다. RE100은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 캠페인이다. 이 후보는 "우리가 수출 의존 국가인데, RE100을 채택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정말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며 "대대적인 산업 전환을 위한 인프라와 인재, 과학기술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3일 첫 토론회 이후 민주당은 RE100, 택소노미를 묻는 이 후보 질문에 당황한 윤 후보의 모습을 연일 부각하고 있다. 윤 후보는 '준비되지 않은 후보', 이 후보는 '준비된 후보'라는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송영길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윤 후보가) 단순히 RE100을 몰랐다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이렇게 에너지 전환에 대한 철학과 관심이 없어서야 어떻게 화석연료 의존적인 한국 경제를 국제수준에 맞춰 변화시킬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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