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가요 명곡 다시 부른 앨범 '사랑, 그 그리움 2' 발매
“코로나 시대에 마음의 안정과 안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음악으로 채웠습니다. 조금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재즈 가수 웅산이 가요 명곡을 다시 부른 ‘사랑, 그 그리움’ 두 번째 앨범을 지난달 발표했다. 2020년 5월 내놓은 ‘사랑, 그 그리움’이 좋은 반응을 얻자 내놓은 후속작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소속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제 음악 작업에는 3가지가 있는데 재즈 뮤지션으로서 하는 스탠더즈 재즈 재해석, 음악인으로서 어떤 음악을 부르고 이야기하려 하는지 보여주는 작사·작곡 활동 그리고 재즈가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저변 확대를 위한 가요 곡의 리메이크”라면서 “’이런 것도 재즈야?’라고 물을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그렇게 관심을 갖게 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여행스케치의 ‘별이 진다네’, 산울림의 ‘회상’, 최백호의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임병수의 ‘약속’ 등 10곡을 담았다. 기타(찰리정), 피아노(성기문), 아코디언(정태호), 하모니카(웅산) 중 2개의 악기와 녹음한 곡이 대부분이고 단 한 개의 악기와 노래한 곡도 있다. 여백을 많이 살린 만큼 웅산의 목소리에, 악기의 울림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감정적으로 너무 슬프지도 너무 기쁘지도 않은 곡을 간결하고 담담한 편곡으로 부르려고 했죠."
‘다가가는 재즈 프로젝트’라는 기획 의도와 함께 특별한 의미를 담은 곡도 있다. ‘바람이 부네요’는 2020년 8월 세상을 떠난 국내 재즈의 대모 박성연에 대한 존경과 추모하는 마음을 담았다. ‘산다는 건 신비한 축복 / 분명한 이유가 있어 / 세상엔 필요 없는 / 사람은 없어 모두’라고 노래하는 곡. 웅산은 곡 끝부분에 ‘디어 마이 디바, 위 올 러브 유(사랑하는 나의 디바, 우리 모두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나직이 말한다. 그는 “선생님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남기신 곡으로 세상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메시지이기도 하다”면서 “찰리정 성기문 두 분과 한 번에 녹음을 끝냈는데 그분을 추억하게 되면서 세 명 모두 울면서 녹음실을 나왔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위축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지만 웅산은 쉬지 않고 녹음과 연주 활동을 이어갔다. 비구니 출신(웅산은 법명)이라는 이색 경력답게 그는 음악을 수행이라고 했다. “게으르지 않은 뮤지션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팬데믹 기간에도 멈추지 않고 음악 작업을 꾸준히 하면서 나를 단련하며 수련했죠. 영감이라는 건 가만히 있을 때 찾아오는 게 아니라 계속 고민하고 있을 때 짜릿하게 다가오는 것이니까요.”
올 하반기 발매 예정인 정규 앨범도 절반쯤 완성했다. 최근 5, 6년간 국악에 심취해 그룹 이날치의 멤버 신유진과 국립창극단의 김준수에게 판소리를 사사했던 '수행'의 결과가 담길 예정이다. “우리의 음악이 아닌 걸 하면서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고 뭔지 모르는 부족함을 느꼈는데 그걸 국악으로 해결했어요. 팬데믹 전에 러시아와 네덜란드에서 공연했을 때 국악 창법을 접목해봤는데 ‘세상에서 유일한 음악’이라는 평가를 받고선 내 음악적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죠. 대중이 계속 궁금해 하는 뮤지션이 되기 위해 꾸준히 뭔가를 찾아갈 겁니다.”
한국재즈협회 3대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 4월에도 ‘세계 재즈의 날’(4월 30일) 기념 한국 공연을 총지휘할 예정이다. “지난해 공연에선 여러 세대 재즈 뮤지션들이 참여했는데 리허설을 보면서 크게 감동했던 기억이 있어요. 올해도 어떤 무대가 펼쳐질지 정말 기대가 큽니다.”
웅산은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13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피아니스트 박종훈과 공연을 연 뒤 서울에서도 소규모 깜짝 공연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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