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6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또다시 먼발치로 참배했다. 전두환 옹호 발언을 사과했던 지난해 11월 10일에 이어 두 번째다. 오월어머니회 회원과 대학생,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이번에도 윤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과 진정성 없는 사과를 문제 삼아 참배를 반대하면서다.
윤 후보는 이날 정오쯤 5·18민주묘지 입구인 민주의 문에 도착했다. 윤 후보는 이곳에서 방명록에 '5월 정신 이어 받아 자유민주주의 지키겠습니다'라고 적은 뒤 곧바로 추모탑으로 향했다.
그러나 윤 후보 일행은 추모탑을 35m 정도 앞두고 걸음을 멈춰야 했다.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 소속 대학생들이 이날 오전부터 참배단 앞에서 의자에 앉아 윤 후보 참배 반대 농성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학살자 비호하는 자 오월 영령 앞에 설 자격 없다', '가짜 사과, 전두환과 다를 게 없다'는 등이 팻말을 들고 항의했다.
이에 윤 후보는 더 이상 발걸음을 떼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고개를 숙여 묵념으로 참배를 대신했다. 윤 후보가 지난해 11월 10일 5·18민주묘지를 찾았다가 오월어머니회 회원 등에 가로막혀 추모탑이 보이는 먼발치에서 반쪽 참배를 한 뒤 발길을 돌렸던 모습과 오버랩됐다. 당시 윤 후보는 "저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광주 시민들 사이에선 350자짜리 사과문만 읽고 발길을 돌린 윤 후보에 대해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참배를 마친 윤 후보는 취재진을 만나 "분향을 막는 분들이 계셔서 분향은 못했지만 마음속으로 우리 5·18희생자의 영령을 위해 참배는 잘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월정신이 피로써 민주주의를 지킨 것이기 때문에 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모두 5월 정신을 잊지 않아야 한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오월정신은 항거의 정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와 국민통합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공식적으로 광주를 방문할 때에는 꼭 민주묘지를 찾아서 자유민주주의와 국민통합의 상징에 대해 예를 갖추고 다시 한번 마음가짐을 바로잡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맞는 도리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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