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 등 12개국 올림픽 보이콧
올림픽 개최 후 커지는 반중여론
삼성, 도요타, P&G 등 글로벌 공식 후원사
현지 마케팅 최소화, 자국서는 '잠잠'
지구촌 최대 축제인 올림픽은 전자업계에도 대목이다. TV를 포함해 주요 제품 특수에 더해진 광고 효과는 기대 이상의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은 예외다. 실제, 삼성전자를 비롯한 올림픽 공식 후원사들은 이번 대회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출하고도 이렇다 할 TV 광고조차 못하고 있다. 앞서 이번 대회에 부정적인 분위기를 표출한 미국과 서방국가의 입장도 고려할 수밖에 없어서다.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빚어질 사업 전략 차질까지 감안해야 되는 게 글로벌 기업의 현실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무선통신 분야 최상위 등급 공식 후원사(톱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다. 공식 후원사가 된 기업들은 올림픽 기간 동안 대회의 명칭·마크·로고 등 상표권을 독점적으로 사용해 마케팅을 집행할 수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매번 올림픽 때마다 TV나 자사 뉴스룸 등을 통해 올림픽을 활용한 광고를 집행해왔다.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엔 수억 명의 이목이 집중되는 만큼 공식 후원사들은 IOC에 매번 1억 달러(약 1,200억 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공식 후원하는 데 1억 달러 내고도 현지서만 마케팅 최소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수혜를 누리긴 어려운 형편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현지에서 스마트폰 관련 마케팅을 진행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출시한 '갤럭시Z플립3 올림픽 에디션'에 대한 홍보 역시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선 잠잠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지에서 올림픽 후원사로서의 기본적인 것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올림픽 공식 후원사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자동차 부문 최상위 공식 후원사인 도요타나 TV 부문의 파나소닉 역시 일본 내에서 베이징올림픽을 주제로 하거나 관련 로고를 사용한 TV 광고를 선보인 사례가 전무하다. 미국의 유통회사 프록터앤드갬블(P&G)의 경우 지난 평창올림픽에서는 ‘편견을 넘은 사랑’이라는 주제의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했지만,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별도의 광고를 보내지 않고 있다. 스위스의 시계 브랜드인 오메가의 경우엔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오메가가 올림픽에서 공식적으로 기록을 측정하는 업체일 뿐"이라며 "베이징올림픽 후원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전했했다.
전 세계서 반중여론...적극 홍보하다 '불똥' 우려
공식 후원사들의 이런 수동적인 행보 이면엔 반대편에서 불어닥칠 후폭풍에 대한 고민 때문으로 보인다. 당장 중국 소수민족인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최근 발생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 사회의 부정적인 여론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보험사 알리안츠의 본사 앞에선 "베이징올림픽을 보이콧하라"는 시위까지 열리기도 했다. 보험부분 올림픽 톱 스폰서인 알리안츠는 결국 올림픽 광고를 대폭 축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런 여론에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일본, 벨기에 등 12개국은 올림픽에 정부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 기업의 경우 자국 내 자리한 반중정서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공식 후원사 외에도 각 종목별 후원 기업들의 홍보 활동도 전면 중단된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 경우 도쿄올림픽 때도 한일 관계 때문에 적극적으로 홍보를 못했다"면서 "이번 베이징올림픽 역시 편파 판정 등의 문제 때문에 여론이 좋지 않아 대부분 기업들이 마케팅 계획을 취소한 상황이다"고 귀띔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