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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에 유리했던 올림픽, 이번엔 다르다?... 대선 변수된 '반중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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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에 유리했던 올림픽, 이번엔 다르다?... 대선 변수된 '반중 여론'

입력
2022.02.09 11:20
수정
2022.02.0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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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직후 국정 지지도 상승 경향
'여당 유리' 공식 이번엔 깨질지 촉각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사흘째인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를 마친 뒤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황대헌은 이 경기에서 석연찮은 심판 판정으로 실격 처리돼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베이징=연합뉴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사흘째인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를 마친 뒤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황대헌은 이 경기에서 석연찮은 심판 판정으로 실격 처리돼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베이징=연합뉴스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대선의 중대 변수로 급부상했다. 개막식에서 등장한 한복을 두고 '문화공정'이라는 지적에 이어 쇼트트랙 경기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이 잇따르면서 '반중(反中) 감정'이 폭발하면서다. 대선의 캐스팅보터로 등장한 2030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반중 여론이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상 선거에 앞서 열리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정부·여당에 유리하다는 견해가 많다. 스포츠 이벤트 자체는 정치중립적이지만, 경기에 시선이 집중되면서 애국심 열풍이 불거나 국내 현안에 대한 비판을 분산시켜 국정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평화올림픽'으로 치러진 평창올림픽

가장 가까운 사례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꼽을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초였던 2017년 8월 74%에 달했던 국정 지지율은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한반도 위기 고조로 인해 2018년 1월 66%로 하락했다. 그러나 그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대표단이 참석하는 등 평화 분위기 조성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70%대로 회복됐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논란, 인천공항 급유시설 민간 임대 발표 등으로 정권 초였던 2008년 3월 20.7%로 폭락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그해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이 끝난 뒤 24.1%로 반등했고,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도 2004년 아테네 하계올림픽 전후로 10%포인트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다만 이번 올림픽에선 이 같은 전례를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3일 대선후보 4인의 첫 TV토론에서는 중국이 반발하고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를 두고 각 후보들이 공방을 벌일 정도로 문재인 정부의 대중 외교는 대선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여기에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의 편파 판정 논란이 '공정'에 민감한 2030세대를 자극해 올림픽 기간(20일까지) 대선후보들의 중국에 대한 태도와 발언에 대한 주목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편파 판정·불법 조업 등에 대중 강경 메시지

민주당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강조해온 문재인 정부의 외교에 대해 '친중 외교' 아니냐는 야권의 주장이 올림픽을 계기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 연령대에서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가 가장 큰 게 2030세대"라며 "2030세대 사이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에 비해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데, 이런 흐름이 굳어지지 않을지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올림픽 개막식 이후 중국에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것도 '친중 프레임'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등장한 것을 두고 "문화공정 반대"라고 밝혔던 이 후보는 7일 쇼트트랙 편파 판정 논란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대선후보 가운데 가장 먼저 반응했다. 8일엔 "베이징올림픽이 자칫 중국 동네잔치로 변질되고 있다는 아쉬움이 든다"며 "편파 판정에 대해 중국 체육당국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그는 9일 세계일보 인터뷰에선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에 대해 "강력하게 단속할 것"이라며 "불법 영해 침범인데 그런 건 격침해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에선 "반중 정서에 편승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발해를 꿈꾸며' 올린 윤석열... 文 정부 겨냥 "굴종 외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8일 페이스북에 "스포츠맨십은 자유민주주의 정신과 맥을 같이한다"며 "우리 선수들의 분노와 좌절에 깊이 공감하며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개막식 한복 논란에 대해선 "문제의 핵심은 대한민국 역사를 중국에 예속, 편집시키려는 동북공정의 일환이라는 데 있다"며 서태지와 아이들의 '발해를 꿈꾸며' 뮤직비디오 영상을 함께 올렸다. 윤 후보는 앞서 중국이 반발하는 사드 추가 배치는 물론 조선족을 지칭하며 '외국인 건강보험 숟가락론'을 펴는 등 '반중 여론'에 올라탄 공약을 제시해왔다.

윤 후보는 9일 김근식 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정세분석실장의 출판기념회에서도 "이 정부가 그야말로 외교를 오로지 대북 바라기, 대중 굴종으로 점철하다 보니 글로벌 균형외교가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대선에서 반중 정서를 노골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집권 후 부담이 작지 않은 만큼 정부·여당에 화살을 돌린 것이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도 8일 "지난 5년 중국에 기대고 구애해온 친중 정책의 대가가 무엇인지 성찰하기 바란다"며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서희 기자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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