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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받아 팔던 주유소의 변신… "이젠 전기 만들어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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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받아 팔던 주유소의 변신… "이젠 전기 만들어 판다"

입력
2022.02.09 14:00
수정
2022.02.09 17:4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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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금천구 SK 박미주유소
1호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전환

서울 금천구 SK에너지 박미주유소에서 9일 열린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개소식에서 김성복 수소융합얼라이언스 단장(왼쪽부터) 정동채 대한석유협회장, 박기영 산업부 제2차관, 오종훈 SK에너지P&M CIC 대표,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SK에너지 제공

서울 금천구 SK에너지 박미주유소에서 9일 열린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개소식에서 김성복 수소융합얼라이언스 단장(왼쪽부터) 정동채 대한석유협회장, 박기영 산업부 제2차관, 오종훈 SK에너지P&M CIC 대표,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SK에너지 제공


서울 금천구 소재 SK 박미주유소는 9일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간판을 새로 달았다. 정유사에서 기름을 받아 팔던 주유소가 직접 생산한 전기로 전기차를 충전해주는 '복합 충전소'로 탈바꿈한 것이다. 전기차의 등장으로 사실상 사양업종이 됐다는 시선에 맞선 주유소의 새 도전이 시작된 셈이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은 기존 주유소·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에 태양광·연료전지 등 분산에너지와 전기차 충전기 등을 설치한 장소다. 전기를 직접 생산해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 충전소 개념이다.

국내 1호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인 박미주유소는 300킬로와트(㎾)급 연료전지와 20㎾급 태양광 발전기, 전기차 충전기 2기를 구축했다. 현재 주유소 내 연료전지 설치는 위험물안전관리법에 따라 금지돼 있지만, 지난해 5월 산업부와 소방청, SK에너지 간 협의를 통해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인정받아 예외적으로 허용된 것이다.

서울 금천구 SK 박미주유소에 설치된 1호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전경. SK에너지 제공

서울 금천구 SK 박미주유소에 설치된 1호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전경. SK에너지 제공


주유업계에서는 복합충전소 확산이 선택 아닌 필수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2011년 1만2,901곳이던 국내 주유소는 2020년 1만1,399곳으로 줄었다. 10년도 안 돼 12%(약 1,500곳)가 문을 닫았다. 도로 개편에 따른 폐업도 있었지만, 친환경차 도입 확대에 따른 수익구조 개선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는 상태다.

특히 주유소는 경영 사정이 어려워져도 ‘폐업’ 절차가 까다롭다. 주유소 폐업시 건물 철거 및 토양오염 복원에 1억 원 이상 비용이 든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정부는 향후 에너지 슈퍼스테이션 모델을 전국에 확산시킬 계획이다. 화석연료 기반의 기존 주유소 한계를 해결하면서 전기차 발전수요와 계통 투자 부담도 낮추겠다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관계 기관과 협업해 주유소 및 LPG충전소 내 연료전지 설치, 전기차 충전 이격거리 제한 등 규제 개선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도 ‘주유소의 변신’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SK에너지는 향후 전국에 3,000개의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을 구축해 탄소중립 및 수소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박기영 산업부 2차관은 “전기를 만들면서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너지 슈퍼스테이션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원활한 전기차 확산을 달성해 일거양득”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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