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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청와대 비서실 특수활동비 공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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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청와대 비서실 특수활동비 공개해야"

입력
2022.02.10 15:35
수정
2022.02.10 19: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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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어 청와대도 패소
"비공개 사유 인정 어려워"
"김정숙 여사 비용도 공개"

청와대 본관. 한국일보

청와대 본관. 한국일보

문재인 정부가 비공개하기로 결정한 청와대 특수활동비와 김정숙 여사 의전비용 등을 공개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정상규)는 10일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이 대통령 비서실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청와대 비서실이 2018년 7월 정보 비공개를 결정한 처분을 취소하고 정보를 특수활동비 지출결의서와 운영지침(집행지침),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의전 비용 관련 비용 관련한 예산 편성금액과 일자별 지출 내역 등을 납세자 연맹에 공개하도록 했다.

지급 일자와 금액, 수령자와 방법 등으로 구분한 특수활동비 지출 정보도 공개 대상에 포함됐다. 2018년 1월 30일 모든 부처 장·차관급 인사가 모여 국정 2년차 과제를 논의한 워크숍에서 제공된 도시락의 총 가격과 1인당 가격도 공개 대상으로 지목됐다.

다만 재판부는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나 외국 정부·외교관·공무원, 외국인과 관련한 사항, 그리고 정부 의사결정 과정이나 내부 검토 과정인 사항은 비공개하도록 했다. 특수활동비를 지급한 사유와 김정숙 여사의 의상·구두·액세서리 등 의전 비용이 특수활동비에서 지급됐는지 여부도 공개 대상에서 제외했다.

재판부는 "일부 개인정보 부분은 공개할 이익을 인정하기 어려워 그 부분을 제외하면, 피고가 비공개로 결정한 정보를 공개하는 게 타당하다"며 "정부의 비공개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납세자연맹은 2018년 청와대를 상대로 문 대통령 취임 후 특수활동비 지급일자와 금액, 사유와 수령자, 방법 등을 포함한 지출내용을 공개하라며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김 여사의 의상·액세서리·구두 등 의전 비용과 관련한 정부 예산 편성 금액과 지출, 2018년 1월 부처 장·차관급 인사가 청와대에 모여 국정 2년 차 과제를 논의한 워크숍에서 제공한 도시락 가격과 업체 이름 등도 요구했다. 다만 개인정보나 특수활동비로 의전 비용을 지급했는지 등은 제외하고 공개하라고 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통령 비서실에 편성된 특수활동비 지출내용에는 국가안전보장 및 외교안보와 관련한 민감한 사항이 포함돼 있고, 내용이 공개되면 개인정보 유출의 우려가 있다며 비공개 결정했다.

영부인 의전 비용에 대해선 "예산에 명시적으로 편성돼 있지 않다"며 "국가 간 정상회담과 국빈 해외 방문, 외빈 초청 행사 등을 수행할 때 품위 유지를 위한 의전 비용은 행사 부대 경비로 엄격한 절차에 따라 필요 최소 수준에서 예산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정부기관이나 입법부의 특수활동비 비공개 조치 취소 처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같은 법원 행정2부(부장 이정민)는 지난달 11일 대검찰청에는 특수활동비·특정업무경비·업무추진비 집행 내용을 모두 공개하라고 했다. 대법원은 이미 2018년 국회 특수활동비가 비공개 대상 정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특수활동비는 기밀 유지가 필요한 정보와 사건 수사·정보수집과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로,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검찰 등에 할당된다. 하지만 별도 증빙이 필요하지 않은 데다 지출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불투명하게 운영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재직 중 국가정보원장으로부터 특수활동비 수십억 원을 받은 혐의로 유죄 판단을 받았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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