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로 옮겼냐' 등 글 잇따라
황대헌 선수 경기엔 "비대면 질주"
SBS 남자 1,500m 결승 실시간 시청률 1위
KBS보다 5배 높아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예선. 김아랑 선수가 출발 레인에 비스듬히 서자 KBS 생중계에선 이런 소리가 나왔다. "김아랑, 코트니 사로(캐나다)..." 출전 선수 소개 멘트다.
반전은 따로 있다. 이 멘트를 한 캐스터(진행자)는 KBS 소속이 아닌, SBS 캐스터 배성재. 코트리 사로 선수가 부정 출발을 한 뒤 선수들이 재정비를 할 때도 배성재의 목소리는 KBS 중계로 또 전파를 탔다. "다시 한번 출발선에 섰습니다". 배성재의 목소리가 워낙 쩌렁쩌렁하다보니 같은 경기장에서 생중계를 하던 KBS 방송사 마이크에까지 잡히고, 그의 목소리가 '옆 방송'에까지 흘러나온 것이다.
의도치 않은 배성재의 KBS 생중계 '침공'에 온라인은 후끈 달아올랐다. 이어폰을 끼고 KBS 중계를 집중해서 보던 시청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배성재씨, 혹시 기차 화통을 삶아 드셨습니까? KBS에 당신의 해설 중계되고 있네요'(@zzanc***), 'KBS에서 배성재 캐스터 일당 줘라'(@393939****), '배성재 언제 KBS 갔냐'(@ke****) 등의 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특정 캐스터의 목소리가 타 방송사 생중계에 고스란히 전파를 타는 게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워낙 이례적인 일이라 누리꾼도 신기해하며 그 상황을 즐기는 분위기였다.
목청 큰 배성재는 이날 중계에서 입담을 발휘해 방송에 재미를 줬다. 황대헌 선수가 남자 쇼트트랙 1,500m 준준결승에서 압도적인 레이스로 1위로 결승점을 지나자 "비대면 질주"라고 말했다. 황대헌은 앞서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두 중국 선수를 추월하는 상황에서 '레인 변경 반칙'이란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으로 실격 당했다. 그런 황 선수가 다른 선수와의 접촉도 없이 1위를 했다는 걸 비대면질주로 풍자해 시청자에 웃음을 준 것이다.
배성재의 비대면 '드립(웃기기 위해 즉흥적으로 하는 말)'이 입소문을 탄 덕분일까. SBS는 황대헌 선수가 금메달을 차지한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 경기 중계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실시간 시청률 조사회사 ATAM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24분부터 26분까지 SBS는 11.84%의 시청률을 기록, MBC(6.18%)와 KBS2(2.02%)를 제쳤다. 타 방송사보다 최고 5배 높은 수치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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