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감염병이 확산하고 대통령 선거가 가까운 상황이었지만 한국사회에 만연한 종교 편향과 차별을 근절하기 위해서 전국승려대회를 개최할 수 밖에 없었다'는 내용의 입장을 10일 발표했다.
조계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하는 상황에서 기자회견을 열기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이날 원행스님의 신년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원행스님은 기자회견문에서 새해에도 코로나19 때문에 국민과 불자들의 일상이 단절되고 고된 삶이 이어지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 "감염병의 위기, 일상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 불교계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원행스님은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황이었지만 전국승려대회를 개최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원행스님은 "감염병의 확산 위기와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으로 우려의 시선과 목소리가 있었다"면서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스님들이 모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편향과 차별이 날로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기에 '편향'과 '차별'에 대한 화두를 공론의 장에 드러내 이를 근절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의 토대를 만들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원행스님은 "그러하기에 승려대회를 향한 우려의 시선과 목소리는 온전히 우리 불교계의 책임과 몫"이라면서 "국민의 지지와 동의를 구하는 것 또한 우리의 불교계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원행스님은 "우리의 노력에 비해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온전히 얻지 못했더라도 국민들의 지지와 공감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밝힌다"고 밝혔다.
다음은 신년 기자회견문 전문
부처님 법을 등불로 삼아 한국불교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매진합시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불자여러분! 임인년 새해 국민 여러분과 불자 여러분 모두에게 가정의 안녕과 행복이 함께 하길 기원 드립니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지만 변이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인한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은 여전히 우리의 삶과 생활을 위협하고 있고, 일상의 단절로 인한 고된 삶과 생활이 이어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감염병의 위기, 일상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불교계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국민들께서도, 그리고 우리 불자님들께서도 우리 사회가 직면한 위기극복을 위한 길에 다 함께 힘을 모아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최근 우리 한국불교계는 ‘종교편향 불교왜곡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화를 위한 전국승려대회’를 5,000여 스님들과 함께 여법하게 봉행하였습니다. 물론, 감염병의 확산 위기와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으로 우려의 시선과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스님들께서 모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편향과 차별이 날로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기에 ‘편향’과 ‘차별’에 대한 화두를 공론의 장에 드러내어 이를 근절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의 토대를 만들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하기에 승려대회를 향한 우려의 시선과 목소리는 온전히 우리 불교계의 책임과 몫입니다. 국민의 지지와 동의를 구하는 것 또한 우리 불교계의 과제입니다. 우리의 노력에 비해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온전히 얻지 못했더라도 국민들의 지지와 공감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밝힙니다.
종교위기의 시대입니다. 한국불교도 예외는 아닙니다.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현재까지 약 4년여의 시간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한국불교의 새로운 미래 토대를 만들어 가는 여정이었습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백만원력 저금통을 들고 온 어린아이의 마음과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노 보살님의 손에 쥐어진 저금통은한국불교의 새로운 희망이었고, 감동이었습니다.
백만원력은 한국불교의 희망을 만드는 토대
백만원력 결집은 감동과 정성의 결집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원력이 하나하나 모여 이제 결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인도 부다가야에 종단에서 건립하는 한국 최초의 사찰로 기록될 분황사는 작년 12월에 대웅전 상량식을 봉행하였습니다.
올해 5월이면 완공과 함께 점안법회가 봉행될 예정입니다. 육해공군본부 계룡대에 건립되는 호국 홍제사는 국군불교 전법과 포교의 중심도량으로 거듭나기 위한 공정을 진행하고 있고 올해 6월이면 완공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의 행정수도 기능을 하고 있는 세종시에 건립 중인 한국불교문화체험관과 광제사는 9월이면 예정대로 준공식이 진행되어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교두보가 될 것입니다.
경기도 양평에 건립 예정인 문화재연구시설은 올해 3월 착공식과 2023년 상량식을 봉행하고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부처님을 바로 모시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열암곡에서 사부대중과 함께 기원법회를 봉행하였으며, 경주시와의 협의를 토대로 원만히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스님들의 고령화에 대비하고, 평생을 수행과 포교를 위해 전념하신 사부대중이 편안하게 치료받고 요양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불교요양원 건립 사업은 2021년 12월에 토지매매계약 체결을 완료하여 물적 토대를 마련하였습니다. 승려복지회를 통해 요양원 건립불사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10.27 법난 명예회복을 위한 기념관 건립사업은 사업부지 변경에 따른 타당성 조사가 완료되었고 타당성 조사 결과에 따른 총사업비가 확정되었습니다. 이에 오랜 기간 동안 진행되지 못했던 10.27 법난 기념관 건립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계종 총본산 성역화 불사를 비롯하여 위례신도시 상월선원 신축불사 또한 직영사찰인 조계사 및 봉은사 주지스님들의 노력으로 원만하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세계인이 주목하는 전통불교문화
대한민국의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연등회’가 시대를 지나며 바뀌어온 포용성으로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점과 기쁨을 나누고 위기를 극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 등이 높게 평가되어 지난 2020년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한국의 전통불교문화를 세계가 인정한 것으로 더불어 살아 숨 쉬는 전통불교문화가 온전히 보전·계승되어 국민과 함께 세계인과 함께 향유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소박하게 시작한 템플스테이가 어느덧 성년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성장을 지속해 온 우리나라의 대표적 전통문화 체험프로그램인 템플스테이는 우리 국민들의 각별한 성원과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관심 속에 지난해에는 누적 참가자가 6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하여 국민들께서 고통으로 신음할 때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기 위한 심리적 방역 등을 위해 실시한 공익 템플스테이는 지난 3년 동안 12만 명, 사찰음식을 통한 나눔 행사에는 4만 5천 명이 동참했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앞으로도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전통문화 브랜드로 우뚝 서기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사회적 약자와 평등세상을 위해 달려온 10년
우리 사회 각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과 인권, 생명의 화두를 들고 활동해온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올해로 어느덧 10년을 맞았습니다.
사회노동위원회는 그동안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해결 기도와 KTX여승무원 복직 활동, 송파 세 모녀와 무연고자 추모제, 차별금지법 제정을 염원하는 30km 오체투지 및 국회 앞 기도, 세월호 희생자 추모, 이주 노동자 죽음 해결과 추모 활동 등 사회적 약자 문제와 평등 세상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사회적 약자의 고통과 함께하며 생명의 존귀함과 평등을 위한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사회정의를 실현하는데 앞장서 나가겠습니다.
전통사찰 규제 철폐는 시대적 과제
36대 집행부의 주요 종책과제 중 하나인 전통사찰 규제개선을 위하여 지난 2019년부터 불교관련 국가법령 제·개정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였습니다. 이후 불교 관련 규제 법령 개선안을 마련하였고, 규제 철폐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 개발제한구역 내 전통사찰 및 문화재 보유사찰의 토지보전부담금을 감면한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개정을 완료하였고 사찰 경내에서 발견된 성보의 소유권 판정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으로 매장문화재 관련 지침을 개선하였습니다.
또한 “재난안전법”, “건축법”, “매장문화재법”, “문화재보호법”등을 비롯하여 “조세특례제한법”,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 “문화재보호법”, “자연공원법”, “산림보호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이러한 국가법령이 온전히 개정되어 전통사찰의 수행환경을 보호하고 자연·문화유산 체험을 통한 국민 삶의 질 향상과 미래세대에 물려줄 소중한 가치로서 이를 보존하는 데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승려복지 제도 정착을 통한 안정적 수행 토대 마련
지난 2020년 승려복지제도가 뿌리내린 지 10년을 맞아 종단은 안정적인 승려복지 체제 확립을 위하여 본인기본부담금 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현재까지 90%정도의 스님들이 동참하여 시행 1년여 만에 정착단계에 들어섰습니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학인스님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본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사미·사미니 스님에게 입원진료비 지원을 시작하였습니다. 종단의 승려복지제도 정착과 함께 국가의 복지제도와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스님들의 안정적인 복지환경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21세기 대장경 불교성전 발간
팔만대장경이란 말이 상징하는 것처럼 한국불교는 방대한 양의 다양한 경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많은 경전 중에서 어떤 것이 핵심인지, 우리 불자들이 어떤 경전을 수지 독송해야 하는지 선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방대한 부처님 가르침 가운데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들로 정리한
불교성전의 발간은 21세기 대장경으로 생활 속 상황에 따라 부처님 말씀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앞으로 영상과 오디오북, 전자책 등으로 제공하여 현대인들의 삶과 생활의 나침판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갈등을 접고 화쟁으로
총무원장으로 취임하기 전 일어났던 종단 내부의 갈등이 대화와 설득으로 치유될 수 있도록 대통합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종단 화합과 승가 대통합을 위한 ‘종단화합 대법회’를 봉행하였습니다. 용서하고 존중하는 대화합의 장을 마련하였습니다. 불국정토를 성취해야 한다는 종정예하의 교시를 받들어 승가공동체 화합을 제일 덕목으로 삼을 것을 부처님 전에 고하며, 서로가 함께 승가를 이루는 도반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종단의 화합과 혁신을 통한 발전에 손을 맞잡고 나아갈 것을 다짐하였습니다.
승가의 제일 덕목은 화합이라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종단은 화합과 청정을 회복하고, 승가는 건강한 수행자로 거듭나도록 정진 또 정진하겠습니다.
2022년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해
2022년은 한국불교 1700년 역사와 정통성을 간직한 유일한 종단으로 명맥을 이어온 대한불교조계종이 비구대처간 분규를 종식하고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지 60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국불교의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은 통합종단 출범 60주년을 맞이하여 기념법회와 학술 세미나,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불교의 근현대사를 새롭게 조명하고 한국불교의 역사와 전통을 온전히 계승한 유일무이한 종단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합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콘텐츠의 보존과 활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더불어 밀레니얼세대(MZ) 등 다양한 국민들의 문화향유에 대한 폭넓은 기대는 국가의 제도와 종단 문화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찰 곳곳에 민족의 얼이 깃든 문화유산의 보존과 콘텐츠로의 활용을 위해 ‘불교문화비전2030’을 수립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동국대학교(불교학술원)과의 협력사업(K-Buddhism)을 비롯한 불교무형문화유산 연구사업 등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의 문제는 세계적 화두가 되었습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자연재해는 인간의 이기에서 비롯된 예고된 재앙이었습니다.
한국불교의 자산으로 온전히 가꾸어 온 사찰림은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을 위한 최후의 보루입니다. 또한 생명존중과 연기적 삶을 토대로 한 불교적 가치와 친환경 생활문화는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주요한 동력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불교적 자산을 기반으로 교구본사 차원에서 기후 위기 탄소중립을 위한 서약과 실천 활동을 전개하고,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사찰용 매뉴얼을 제작 보급하는 등 불교적 실천 활동 전개와 대사회적 역할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2022년 3월이면 종단의 신성을 상징하는 종정예하를 새롭게 모시게 됩니다. 종정예하의 큰 가르침이 세상의 지남이 되어 온 세상에 덕화가 만발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부처님 법을 등불로 삼아 한국불교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매진합시다.
36대 총무원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길었던 여정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지난 4년 여간 수많은 분들을 만나 지혜를 구하고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한국불교를 응원하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자등명법등명(自燈明法燈明)이라 했습니다.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진리를 등불로 삼으라는 말로 스스로 마음의 등불을 밝히고, 부처님이 설하신 법의 등불을 밝혀 수행정진하며 살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일들이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고 세상은 시시각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격변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삶의 지혜를 일러주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정진 또 정진해야 할 것입니다.
36대 총무원은 올해로 끝나지만 대한불교조계종은 또 다른 시작입니다. 살아왔던 지난날들이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대한불교조계종의 앞날에 미력하나마 마중물이 될 수 있길 바라며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언제나 국민과 불자여러분과 함께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국민 여러분과 불자 여러분들의 가정에 언제나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길 기원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불기2566(2022)년 2월
대한불교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원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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