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
'추가 도발, 공조 강화할 뿐' 메시지 전달
교착 타개책, 한일 입장차 극복 등 미지수
이틀 뒤 장관회담서 '성과 여부' 가늠할 듯
한국과 미국, 일본이 북한 미사일 위협 등 한반도 위기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한미일은 10일(현지시간) 전초전 격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생산적 회의였다”고 자평하며 본 게임인 12일 외교장관 회담 결과에 기대를 갖게 했다. 굳건한 공조 의지는 재확인됐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특히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놓고 압박과 대화 사이에서 다소 결을 달리하는 한일 간 입장 차를 좁히는 일이 합의 도출의 관건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ㆍ대양주국장과 만나 의견을 나눴다. 세 사람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 등 최근 엄중한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북한에 “대화와 외교의 길로 조속히 복귀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외교부는 11일 “3국은 앞으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미일의 만남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공조 수위를 더욱 높여 북한에 추가 도발의 실익이 없다는 점을 경고하는 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3국이 협력을 공고히 하는 모습을 연출하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대표들도 회의 뒤 각각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 “상세하고 실질적 토론을 했다” 등 이구동성으로 긍정 평가를 내렸다.
다만 한반도 교착 국면을 풀 세부 제안이 나왔는지는 미지수다. 노 본부장은 “쭉 얘기 해온 내용들이 많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있다”고 말했다. 관심사는 ‘새 아이디어’다. 대화 재개에 관한 한미일의 견해는 일치하는 만큼, 북한 문제의 다른 한 축을 담당하는 중국ㆍ러시아와의 협력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걸림돌도 있다. 이날 한미일 협의와 별도로 한일 간 양자 협의도 열렸는데, 양국은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를 두고 해법에서 온도차가 난다. 우리는 대화 테이블부터 먼저 꾸리자는 입장이지만, 일본 측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 즉 압박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신종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러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경우 북핵 6자회담 당사국 모두가 동의하는 지점을 찾으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원론적 합의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장관 회담에서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 견제’ 등 미국이 집중하는 ‘광의의 의제’ 역시 다뤄져 대북 대응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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