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소득 있는 국민연금 수급자, 감액 폐지
소득하위 70% 기초연금·장애인 연금 확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정치권의 금기인 연금 개혁 방안을 대선공약집에 담았다. 연금 개혁은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선거 때마다 후순위로 밀려왔다. 다만 이 후보의 공약은 공적 연금의 보장 확대가 중심이어서 보험요율 인상, 직역 연금 통합 등 시급한 개혁은 피해 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을 '더 내고 덜 받도록'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지만, 이 후보는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11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이 후보는 정책공약집에서 "공적연금 개혁을 대통령 임기 내에 시작하겠다"고 약속할 방침이다. 집권하자마자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연금개혁위원회를 출범시켜 2023년까지 개혁안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다. 2023년은 정부가 5년마다 국민연금의 건전성을 점검하는 '재정 계산'을 시행하는 해다.
이 후보는 국민연금 보장 확대에 무게를 둔다. 근로소득이 있는 수급자의 연금 삭감 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 조정하겠다는 내용이 공약집에 포함됐다. 현재는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의 3년간 평균 월소득을 초과하는 소득이 있는 수급자에 대해 연금의 최대 50%를 깎는데, 감액 비율을 줄인다는 것이다. "노인들의 재취업 의지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지만, 연금 재정 건전성 강화와는 역행한다.
장애인연금과 노령연금 지급 대상(현행 소득 하위 70%)을 확대하겠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중증장애인에게 지급하는 장애인 연금은 보편 지급으로 전면 확대를 추진한다. 민주당은 지급 대상이 약 28만 명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다. 만 65세 이상 노인용 기초연금도 점진적으로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문구가 담겼다. 국민연금 수령액에 따라 기초연금을 삭감하는 연계감액 제도와 부부가 동시에 기초연금을 수급하면 감액하는 규정은 폐지하기로 했다.
국민연금 보험요율 인상이나 직역 연금과의 통합 문제는 공약집에 담기지 않아 절반의 개혁이라는 우려를 살 것으로 보인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연금을 국민연금에 통합하고 보험요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11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보험요율 인상이나 직역연금 통합 문제는 공론화를 거쳐야 하는 문제라 지금 언급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