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릿수로 뛴 고령층 확진자 비중
'제2 병상대란' 막는 게 관건
정부 "경로당 운영 중단"이라면서
다음 주 거리두기 완화 가능성 시사
감소세를 보이던 60세 이상 고령층 확진자 수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다시 증가하는 모양새다. 고령층은 코로나19에 걸리면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고위험군이다. 지난해 말 델타 변이 대유행 때 병상 부족으로 의료 체계 붕괴 위기를 맞았던 건 고령층에서 위중증 환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제2의 병상대란'을 피하려면 고령층 방역을 좀 더 촘촘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1일 0시 기준 60세 이상 고령층 확진자는 6,096명이다. 전체 확진자 5만3,926명의 11.3%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확진자 가운데 고령층의 비중은 7~8%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한때 1,000명 아래로 떨어기도 했다. 그러나 하루 5만 명 안팎의 확진자가 쏟아지자 비중이 두 자릿수로 뛰었다. 고령층 확진자는 이달 초 2,000명대로 증가하더니 5일 4,234명, 10일 6,008명으로 늘었다. 2월 1주차 고령층 인구 10만 명당 일평균 발생률은 16명으로, 직전 주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고령층 확진자 비중은 새 치료 체계 가동 첫날에도 두드러졌다. 이날 재택치료로 배정받은 확진자 4만2,776명 중 집중관리군은 8,156명으로 19%나 된다. 60세 이상 고령층과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투약 대상자(50대 이상 기저질환자·면역저하자)가 집중관리군 대상이다.
3차접종 효과 감소 영향 미쳤나
고령층 확진 증가는 의료 체계 부담으로 이어진다. 확진 약 2주 뒤부터 위중증 환자가 늘면서 병상 부족 사태로 이어졌던 걸 델타 대유행 때 이미 경험했다. 지난해 12월 10일 확진자 7,022명 중 32.6%가 고령층이었다. 이때 전국 중환자 병상은 80%가 찼다. 중환자가 빈 병상을 찾아 헤매야 했던 시기다.
현재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아직 여유롭지만, 서서히 오르고 있다. 10일 오후 5시 기준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19.1%로, 일주일 전인 3일(14.9%)보다 4%포인트 이상 올랐다. 위중증 환자 수도 4일 257명에서 이날 271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3차접종 효과가 떨어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고령층이 집중적으로 3차접종을 했던 시기는 지난해 11~12월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백신 접종 후 10~12주가 지나면 효과가 감소하는데, 최근 고령층 확진자 증가는 그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직 아슬아슬한데... 또 방역 완화 메시지
정부는 14일부터 전국 경로당 운영을 전면 중단하고, 노인복지관의 대면 프로그램도 폐지하기로 했다. 또 21일부터 노인복지시설에 주당 1, 2회 분량의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무료로 배포할 방침이다. 중등증 병상 추가 확충 계획도 짜고 있다. 현재 감염병전담병원(중등증 병상)과 준중환자 병상 가동률 모두 45%에 육박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오미크론 특성상 고령층 중환자 비중이 크게 안 오를 수도 있다"면서도 "요양병원 같은 단체시설에서 집단감염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고, 특히 80대 이상의 감염 예방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방역 완화 신호를 또 내놨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방역 상황을 관리할 수 있다면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해) 언제라도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도 정례 브리핑에서 "(현행 거리두기가) 일주일 남았지만, (조정을) 할 수 있으면 하겠다"고 부연했다.
거리두기 종료일인 20일 전에 '사적모임 6인, 영업시간 오후 9시 제한' 조치를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오미크론 유행이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다는 예상이 지배적인 만큼 아직 긴장을 풀어선 안 된다고 대다수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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