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자 썰매 개척자 김유란(30)이 올림픽 신설 종목인 여자 모노봅(봅슬레이 1인승) 첫날 경기에서 18위에 올랐다.
김유란은 13일 중국 베이징 옌칭의 국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모노봅 첫날 경기에서 1ㆍ2차 시기 합계 2분13초70의 기록으로 20명 가운데 18위에 올랐다. 1~4차 시기를 합산해서 최종 순위를 가리는 모노봅은 14일 오전 10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3ㆍ4차 시기를 치른다.
김유란은 2021~22시즌 모노봅 월드시리즈 시굴다 대회에서 1위를, 지난해 12월 유럽컵 5차 대회에서는 3위에 오르는 등 이번 올림픽 다크호스로 평가됐다. 6차 대회(4위)와 7차 대회(6위)에서도 꾸준히 10위권 성적을 냈다. 하지만 올림픽 1차 시기 때 트랙 상단부에서 잇단 실수가 나오며 20명 가운데 최하위(1분06초68)로 경기를 마쳤다. 2차 시기에서 실수를 만회하며 두 계단 올라섰지만 목표였던 ‘톱10’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김유란은 이번이 두 번째 올림픽이다. 육상 허들 선수 출신인 김유란은 2015년 봅슬레이로 전향한 뒤 2018 평창올림픽에서 당시 동아대 소속이었던 김민성과 짝을 이뤄 여자 봅슬레이 2인승에 출전했다. 하지만 스타트에서의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 채 20개 팀 중 15위로 마감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2인승 출전권을 따내지 못해 신설된 모노봅에만 출전한다. 모노봅은 선수 1명이 썰매를 밀고 탑승해 조종과 브레이크까지 모두 도맡아 하는 경기로, 여성 선수 특화 종목이다. 남자 종목엔 모노봅이 없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는 코로나19에 확진돼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한편 캐나다 파일럿이었지만 이번 대회에는 국적을 바꿔 출전한 ‘금발의 폭탄’ 케일리 험프리스(37ㆍ미국)는 압도적 레이스를 펼치며 1ㆍ2차 시기 합계 1위를 달렸다. 1차 시기에선 트랙 신기록(1분04초44)을 세웠고, 한때 동료였던 2위 크리스틴 더브라위너(캐나다)와 무려 1초04나 차이가 났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경기 전 6번의 연습 주행 중 4번만 소화하며 자신의 전략 노출을 최소화하는 등 강한 자신감과 여유를 보였다.
험프리스는 명실공히 여자 봅슬레이 최고 파일럿이다. 2014 소치올림픽 금메달, 2010 밴쿠버 금메달, 2018 평창 동메달 등 올림픽에서만 3개의 메달을 조국 캐나다에 바쳤다. 하지만 2019년 캐나다 대표팀 코치진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국가대표를 반납하고 미국팀에 합류했다. 이 과정에서 법정 소송도 거쳤다. 이 때문에 그동안 최고의 경쟁자였던 엘라나 마이어스 테일러(38ㆍ미국)와는 동료가 됐고, 캐나다팀과는 적으로 맞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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