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특고·프리랜서·법인 택시기사 지원 확대 추진
추경 증액 놓고 의견 차 커 처리 난항
14일 막판 합의 불발 시 3월 처리 가능성
코로나19 피해지원을 위해 편성한 신년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증액 여부를 둘러싼 여당과 야당, 정부의 ‘힘겨루기’에 추경 처리가 대선 이후로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프리랜서·법인 택시기사와 같은 ‘사각지대 계층’을 추경으로 지원하는 방안 역시 연기될 가능성이 커 여·야·정 고집에 서민 지원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년 추경 지원대상 확대 추진
13일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당정은 신년 추경으로 방문판매원과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와 프리랜서, 법인 택시기사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원 대상 확대에 이견이 없는 만큼 논의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합리적인 대안이 나오면 정부도 성심껏 검토할 것”이라며 사실상 지원 대상 확대를 지시했다. 그 다음날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에서 여야는 특고·프리랜서 등을 방역지원금 대상에 포함하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정부가 제출한 14조 원의 추경안은 소상공인 320만 명에게 300만 원씩 추가 방역지원금을 지원하는 등 소상공인·자영업자 위주로 짜여 있어 “지원 사각지대가 여전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정부는 추경으로 재원을 마련, ‘4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명목으로 소득이 감소한 특고·프리랜서에게 최대 100만 원씩 총 4,563억 원을 지원했다. 매출이 줄어든 법인 택시기사에겐 ‘4차 소득안정자금’ 80만 원을 지급(640억 원 규모)했다. 이번에도 과거 수준에서 지원될 경우 5,000억 원 안팎의 증액이 필요하다.
추경 증액 놓고 힘겨루기..."서민 지원 뒷전" 비판
오는 15일부터 대선 공식선거 운동이 시작되면 본회의 개최가 어려운 만큼 당정은 14일 대선 전 마지막 본회의를 열어 추경 최종 규모 등 막판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입장 차이가 워낙 커 특고·프리랜서·법인 택시기사는 물론,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지원조차 불투명해지는 분위기다.
최소 35조 원까지 추경 규모를 확대하자는 여당과 50조 원 증액론을 말하는 야당에 대한 정부 입장은 완고하다. 예산편성권을 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야가 증액에 합의해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을 정도다.
재원 마련 방법에 대해선 여야 주장이 엇갈린다. 여당은 상황이 시급한 만큼 적자국채 발행으로, 야당은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에 세출 구조조정으로 재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세출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홍 부총리는 “예산 확정 후 이제 막 시작하는 사업을 무작위로 잘라낼 수는 없다”고 날을 세웠다.
1월 추경의 정당성과 정치적 부담을 감안하면 극적으로 증액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①정치권이 정부 주장을 고려해 추경 규모를 소폭 늘리거나 ②이전 추경 때처럼 국회 주장이 상당 부분 반영되는 식으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14일에도 여·야·정이 ‘네 탓 공방’만 벌이며 막판 타결에 실패할 경우 지원금 지급은 대선 이후로 미뤄지게 된다. “하루하루가 골든타임”이라며 71년 만에 긴급히 신년 추경을 편성해 놓고 정작 합의 불발로 골든타임을 발로 걷어찬 셈이어서 그에 따른 비판은 상당할 전망이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벼랑 끝에 선 계층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원 시기”라며 “서민의 어려움을 외면한 정부·정치권을 누가 신뢰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