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하와이 회담 때 여러 방안 언급"
바이든 친서 등 '높은 수준의 대화 제안'
백신 지원 등 실질적 지원도 유력 거론
"파격적 방안 도출 힘들다" 회의론도
정부가 12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미국에 제안했다고 밝힌 '새로운 대북 관여 방안'의 내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 거론되는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친서 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지원이다. 다만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 중국과의 패권 경쟁 등의 현안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만큼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획기적 방안이 시행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 관계자들은 14일 새로운 관여 방안에 대해 "지금은 공개할 수 없다"며 함구했다. 하와이 회담 후 외교부 고위 당국자가 말한 "한미 양자회담에서 우리가 몇 가지 방안을 제안했고 미 측이 경청했다. 적절한 계기에 설명드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바이든 친서 등 높은 수준 대화 제안?
외교가에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의 친서나 공개 입장 표명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대화를 제안하는 방안이다. 미국이 대외정책에서 북한을 중시한다는 메시지를 통해 북한에 대화 테이블에 나올 명분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가 전날 "미 측의 (대화) 의지가 상당히 진정성 있게 전달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협의가 있었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이 북핵수석대표와 국무장관 차원에서 '대화에 열려 있다'는 메시지는 수없이 나온 만큼 남은 건 대통령 수준에서의 제안"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와 관련한 현안 대응에 바쁜 바이든 행정부가 한반도 문제를 외교 우선순위에 둘지는 불투명하다. 지난해 6월 방한한 성 김 미 대북특별대표도 국내 전문가로부터 '바이든 친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부정적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백신 지원?... '원론적 수사' 관측도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포함한 실질적 지원 방안도 거론된다. 북한이 대화의 선제 조건으로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등을 내걸고 있는 만큼 인도적 지원 분야에서 최소한의 양보를 하자는 내용이다. 미국이 북한에 백신을 제공하거나 국제 백신공급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하는 방식으로 측면 지원도 가능하다.
여태껏 대외적으로 코로나 확진자 0명을 주장하고 있는 북한이 백신 지원을 수용할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북한이 원하는 충분한 물량 확보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정부 안팎에서 견해가 갈린다.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관측도 있지만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미국 독자 제재의 경우 미 국내법상 해제가 상당히 어려운 데다 원칙을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행보와도 거리가 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구체적 제안'이 외교적 수사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은 한반도 상황 관리를 원하고 한국은 정부 교체까지 앞두고 있다"며 "파격적 방안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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