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장관 역임한 프리스타이코 주영 대사
BBC 인터뷰서 "심각한 양보 할 수도 있다"
우크라 정부 "진의 왜곡... 나토 가입 계속 추진"
러시아는 "우크라 나토 포기 땐 안보 우려 해소"
“우리가 어떤 심각한 양보를 해야 한다면 당연히 그렇게 할 수 있다.”
바딤 프리스타이코 주영국 우크라이나 대사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으로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 우크라이나의 고위 외교관이 러시아와의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라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 추진 정책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쳐 파문이 일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물론 발언 당사자도 즉각 “진의가 왜곡됐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우크라이나의 속내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바딤 프리스타이코 주영 우크라이나 대사가 14일(현지시간) 영국 BBC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과 관련한 입장을 바꿀 수도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고 타스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그는 “나는 우리의 기본 문서(헌법)에 일부 위배되는 말을 하고 있다”면서도 “내가 이 말을 하는 것은 우리가 유연성이 있으며 최선의 출구를 찾으려 애쓰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2019년 헌법을 개정해 나토 가입 추구를 헌법에 명시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즉각 발언을 수습하고 나섰다. 올렉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프라스티이코 대사의 발언이 문맥에서 짧게 발췌되면서 발언의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핵심적 문제는 안전보장이며 그러한 보장을 받는 최선의 방안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라고 밝혔다. 프리스타이코 대사도 곧 다른 인터뷰를 통해 “내가 말한 건 나토에 가입하려는 우리의 열망을 지연시키겠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지금은 가족(나토 회원)이 아니기 때문에 영국 및 미국과의 양자 합의 같은 다른 것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고위 외교관의 발언인 만큼 우크라이나 정부의 속내가 담겨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프리스타이코 대사는 앞서 2019년부터 2년간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을 지낸 거물급 외교관이다. 외무장관 재임 당시 친(親)러 분리주의 반군과 동부지역 철군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했으며, 그 전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실의 부실장으로 일했다.
한편 러시아는 프리스타이코 대사의 발언을 환영했다. 로이터통신은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에서 “주영 우크라이나 대사의 발언이 나토 가입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식적인 입장 변화를 시사한 것으로 보진 않는다”면서도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포기할 경우 러시아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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