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무강수일 역대 최장 기록 경신
경북 산불 16일까지 32건… 예년 2배 넘어
당분간 큰비 소식 없어 산불 농작물피해 우려
역대급 가뭄으로 대구경북에 비상이 걸렸다. 산불이 잇따르고, 월동작물의 가뭄피해가 우려된다. 이달은 물론 3, 4월에도 큰 비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어서 봄농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대구지역 강수량은 지난해 12월 16일 0.1㎜를 기록한 이후 16일 현재까지 62일째 0.0㎜이다. 잠시 눈이나 빗방울이 흩날린 날은 5, 6일가량 되지만, 강수량으로 기록되지 못했다.
이 같은 무강수 기록은 1907년 대구지역에 현대적인 기상관측을 하기 시작한 이래 최장이다. 이전까지 무강수 기록은 2006년 12월10일부터 이듬해 2월 7일까지 60일이다. 원래 대구지역 1월 강수량이 연중 가장 적은 해이긴 하지만, 적어도 너무 적다.
무강수 기록은 당분간 계속 경신될 전망이다. 기상청 중기예보상 대구지역은 26일까지 비소식이 없다. 16일 호남 일부지역과 제주에 발령된 대설특보는 남의 나라 얘기다. 대구ㆍ경북 전체적으로도 지난달 강수량은 평균 2.6㎜로 평년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역대급 가뭄이 지속하면서 그 피해도 가시화하고 있다. 당장 산불이 급증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16일 오전 현재까지 올들어 경북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32건이나 된다. 경북도 관계자는 “극심한 가뭄으로 산불발생이 예년 2배 이상”이라며 “산불은 통상 날이 풀리고 바람이 많이 부는 2월 중순부터 많이 나기 시작해 아까시 꽃이 피는 5월에 끝나는데 올해는 벌써부터 이러니 지독한 봄이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지난 15일 오전 경북 영덕군 지품면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16일 오전 재발화해 강풍을 타고 ‘산불 3단계’가 발령될 정도로 오후 2시 현재 거세게 번지고 있다.
산림청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이번 산불은 지난 15일 오전 4시쯤 지품면의 한 산에서 발생, 임야 4㏊가량 태우고 7시간만인 오전 11시쯤 큰불이 잡혔다. 헬기 등을 동원해 큰불을 잡은 산림당국은 잔불 정리에 이어 감시원을 세우고 일단 철수했으나 16일 오전 2시20분쯤 인접한 영덕읍 화천리 야산에서 재발화했다.
산림청은 이날 오전 8시25분쯤 산불 2단계를 발령한데 이어 4시간여 만에 3단계로 격상시켰다. 산불 대응 단계는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전 장비와 인력 동원, 2단계는 하나의 광역자치단체 내 여러 소방력 동원, 3단계는 최고수준으로, 관할기관(경북) 인력 장비 헬기 100%와 인접기관(대구 경남 강원 충청 등) 인력 장비 50%를 투입한다. 산림당국은 소방헬기 등 헬기만 33대를 동원, 진화에 나섰다.
앞서 15일 오후 2시3분쯤 발생, 3시간여 만에 진화한 성주군 선남면 산불도 16일 오전 3시48분쯤 재발화해 이날 오전 8시쯤 큰불이 잡혔다. 또 지난 14일 오후 9시53분쯤에는 군위군 군위읍 한 야산에서도 불이나 1시간30여분만에 진화됐다.
농작물 피해도 우려된다. 경북도에 따르면 15일 현재 경북지역 주요 농업용저수지 저수율은 85.2%로 평년의 123%나 된다. 하지만 12월부터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월동작물의 피해가 일부 발생하고 있다. 경북농업기술원이 최근 마늘 양파 재배지의 생육상태를 조사한 결과 양파의 경우 고사한 개체가 3~10%로, 전년 같은 기간(1.3%)보다 크게 높았다.
당분간 비소식도 없는 만큼 기온이 오르면 관수시설이 열악한 지역 마늘 양파 재배지 등을 중심으로 큰 피해가 우려된다 신용습 경북도농업기술원장은 “가뭄으로 큰 피해가 예상되므로 농가에서 기상상황을 주시해 농작물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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