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일요일 저녁 키트 검사 뒤 음성이면 등교
"앱 입력 사실상 강제" "권고라 실효성 떨어져"
3월 새 학기부터는 전국 유·초·중·고 학생들은 매주 2회씩 집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한 뒤 등교한다. 이를 위해 전국 유·초·중·고 학생과 교직원 약 692만 명에게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위한 자가검사키트를 무료 지원한다. 단, 등교 전 자가검사는 '의무'가 아닌 '권고'로 한 단계 낮췄다. 검사가 부담스럽다는 여론에 교육부가 한 발 물러선 셈인데, 학교 현장에서는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키트 검사 결과 '양성'이면 곧바로 PCR 검사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새 학기 오미크론 학교 방역 추가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지원방안에 따르면 일단 2월 마지막 주부터 유·초등학생들에게 1인당 키트 2개씩 제공한다. 3월부터는 중·고교생에까지 매주 1인당 2개씩(단 첫 주에만 1개), 교직원은 1인당 1개씩 키트를 지급한다. 학생들은 수요일과 일요일 밤부터 다음날 오전 등교 전까지 집에서 검사하면 된다.
현재 등교 전 발열 여부 등을 확인하는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앱)'에다 키트 검사 음성·양성 여부를 표기하면 된다. 양성인 경우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으라는 안내가 나온다. 검사가 강제가 아닌 권고이기 때문에 검사를 하지 않았을 경우에 대한 체크난도 따로 만든다. 교육부는 3월 한 달간 1,464억 원을 들여 총 6,050만 개의 키트를 공급한다.
"2년간 써온 자가진단 앱도 자율 시스템"
애당초 교육당국은 키트 검사 결과 '음성'일 때만 등교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결국 시행하지 않았다. "왜 검사를 강제하느냐"는 학부모들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때문에 되레 '어정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선 의무가 아닌 권고라 해도 자가진단 앱에 입력해야 하는 이상, 사실상 주 2회 검사를 유도하는 것이란 불만이 나온다. 반면, 검사를 안 하는 학생들이 많으면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교육부 류혜숙 학생지원국장은 "발열, 오한, 두통 등을 체크한 자가진단 앱도 지난 2년간 자율적인 시스템이었기에 권고 수준이라 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보다는 키트 검사 때 양성이 나오면 곧바로 PCR 검사를 받게 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키트 사용연령이 18세 이상이란 일부 주장에 대해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확인 결과, 그런 건 없으며 18세 미만은 보호자 지도 아래 쓰라는 정도"라고 잘랐다.
교사들은 여전히 반발 "업무 과중"
업무 과중을 우려하는 교사들 반발도 여전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적극 권고' 방식이 업무 부담 가중과 혼란, 민원을 더 초래할 것"이라며 "교원들은 매일 진행되는 검사 현황 집계·보고 행정은 물론 검사율 제고 압박과 안내·독려 업무에 시달릴 게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장고 끝 악수"라며 "키트 배분부터 학생 검사 여부 확인 및 보고, 검사를 하지 않고 등교한 학생 관련 대응 등으로 인한 학교 업무 폭증은 예상된 수순"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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