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유세버스 사고' 빈소 찾아 안철수와 25분 독대
로고송ㆍ율동 캠페인도 자제... 단일화 시나리오 무성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중대 변곡점을 맞았다. 15일 선거운동원의 유세용 버스 사망 사고 이후 안 후보는 선거운동을 중단했고, 단일화 줄다리기에서도 손을 뗐다. 안 후보의 사퇴를 압박하며 '힘'으로 맞섰던 국민의힘은 태도를 바꿨다. 안 후보에게 위로와 우호의 손짓을 보내며 '무혈 빅딜'을 성사시킬 방안을 찾고 있다.
로고송·율동 중단한 尹, 빈소 찾아 安 위로
윤 후보는 16일 밤 충남 천안에 마련된 버스 사고 희생자의 빈소를 찾아 유족과 안 후보를 위로했다. 빈소를 지키던 안 후보와는 단둘이 25분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안 후보가 윤 후보에게 국민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제안한 뒤 이뤄진 첫 만남이었다.
윤 후보는 장례식장을 나서며 기자들과 만나 "안타깝고 불행한 일에 대해 마음의 위로를 드리고, 입원 중이신 사모님의 빠른 쾌유도 빌었다"며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추측하는 (단일화)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자신의 유세 현장에 로고송과 율동을 금지한 채 조용한 선거운동을 진행하며 버스 사고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안 후보가 13일 단일화를 전격 제안한 이후 단일화 논의는 답보 상태였다. 국민의당은 여론조사 방식을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안 후보의 사퇴 결단을 요구하며 서서히 탐색전을 시작하고 있었다. 15일 사고 이후 공개적인 단일화 논의는 중단됐다. 이태규 국민의당 선거대책본부장이 “16일쯤이면 국민의힘이 단일화에 진정성이 있는지 판단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며 일종의 시한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흐지부지됐다.
국민의힘은 대형 악재로 궁지에 몰린 안 후보의 포기를 압박하는 대신 '자연스러운 양보'를 이끌 방안을 찾고 있다. 안 후보와 단일화에 반대해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선거운동 과정 중에 안타까운 일이 있어 오늘은 (안 후보에 대해 언급하기가) 좀 불편하다”고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엔 재차 선을 그으면서도 "경쟁적 단일화보다는 더 나은 명분을 제시할 수 있는 예우가 있지 않겠느냐"고 후보 간 담판 여지를 열어뒀다.
DJP 연합·경기지사 공천... 담판 시나리오 무성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운동 중단 사태로 안 후보의 완주 동력이 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물밑으로는 단일화 논의가 오히려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타깝지만 안 후보의 추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투표용지 인쇄일인 이달 28일 직전엔 단일화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안 후보의 ‘명분 있는 퇴장’을 설득하기 위한 여러 담판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 빼고는 다 주겠다는 자세로 접근하면 (단일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건 안 후보를 초대 국무총리로 임명하고 일부 내각 인사권, 국정 운영권을 넘기는 ‘제2의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형태다.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공천 또는 공천권을 안 후보에게 양보하는 카드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당 합당 후 통합정당의 당권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이 대표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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