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대표팀 이유빈(21)은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선에서 2분18초825의 기록으로 7명 중 6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유빈은 이 종목 시즌 랭킹 1위다. 첫 개인전 출전을 한 2021-22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시리즈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1차와 4차 대회 금메달을 땄고, 3차 대회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 때문에 AP통신 등 외신은 이번 올림픽에서 이유빈의 1,500m 우승 가능성을 점쳤다.
하지만 결과는 아쉽게도 입상 실패.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와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 거기에 대표팀 언니이자 2018 평창올림픽에서 이 종목 우승자인 최민정(24)까지, 그 누구도 쉽지 않은 상대였다.
이유빈은 경기 후 눈물을 왈칵 쏟았다. 그는 “나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겠지만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받은 스트레스와 부담감, 중압감이 있었는데 이제 끝났다는 생각에 (눈물이) 흐르는 것도 있고, 레이스 전반에 아쉬움도 있다”며 “큰 부담감이 있었는데 그게 끝난 것 같아서 여러 가지로 복합적인 마음이 든다”고 눈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올 시즌 월드컵 금메달 후 오빠를 위해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했던 이유빈이다. 이유빈과 함께 쇼트트랙 선수로도 활약했던 오빠는 지난해 8월 군에 입대해 현재 해군 마라도함에서 일병으로 복무 중이다. 그런데 오빠는 오히려 경례 자세가 엉망이라며 ‘0점’을 줬다.
이유빈은 "오빠 생각하면 눈물 난다. 죄송하다"며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이어 "오빠가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다. 연락을 잘 못 하는 상황에서 엄청난 연락을 해줬다. 경기 들어가기 전까지도 그랬다. 메달 세리머니로 거수경례하기로 약속했는데 못 해서 많이 미안하다"며 진심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 대회가 끝났다고 해서 이유빈의 레이스가 끝난 건 아니다. 사실 그는 이미 한 차례 ‘쓰린 아픔’을 딛고 현재의 자리로 올라선 경험이 있다. 이유빈은 고교생 시절 대표팀 막내로 처음 출전한 올림픽 무대였던 평창올림픽 여자 3,000m 계주에서 예선 레이스 초반에 넘어지는 불운을 겪었다. 최종 결과 금메달을 차지했지만 10대 소녀에게는 너무도 큰 충격이었다. 올림픽 이후 이유빈은 긴 슬럼프에 빠져 대표팀 선발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유빈은 이번 올림픽을 위한 대표팀 선발전에서 4위를 차지해 3위까지 주어지는 개인전 출전권을 놓쳤다. 하지만 심석희의 징계로 올림픽 직전 개인전 출전이 결정됐다. 이유빈은 “갑자기 뛰게 된 개인전에서 좋은 공부를 했다. 선두로 더 나아갈 수 있는 큰 발걸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번엔 경쟁에서 졌지만 다음에는 내가 선두에 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직 20대 초반인 이유빈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4년 뒤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 때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이유빈은 "아쉬움이 크지만 선수로서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라고 생각한다. 꾸준히 응원해주시는 팬분들 정말 사랑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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