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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패권 전장' 동남아, 中 정치 영향력 커도 美 더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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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패권 전장' 동남아, 中 정치 영향력 커도 美 더 지지

입력
2022.02.18 16:09
수정
2022.02.1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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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EAS 동남아 정부ㆍ전문가 여론조사
中 정치 영향력 1위, 지지도는 美 높아
미얀마 사태 해결 방안엔 큰 입장 차이

지난해 4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정상회의가 개최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아세안 본부에 회원국들의 깃발이 걸려 있다. 채널뉴스아시아 캡처

지난해 4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정상회의가 개최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아세안 본부에 회원국들의 깃발이 걸려 있다. 채널뉴스아시아 캡처

동남아를 두고 치열한 패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아시아 국가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 지역 최대 인프라 투자국인 중국이 정치 영향력에선 우위를 차지했지만, 지지도에서는 미국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싱가포르 정부 싱크탱크인 동남아연구소(ISEAS)가 동남아 10개국 정부ㆍ학계ㆍ언론계 등 전문가 집단 1,677명을 상대로 지난해 연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문가들은 이 지역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국가로 중국(54.4%)을 꼽았다. 미국이 29.7%로 뒤를 이었다. 일본(1.8%) 유럽연합 영국 호주(각 0.8%), 한국(0.6%) 등은 영향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다만 응답자의 76.4%는 “중국이 역내 정치력을 더 강화하는 것을 우려한다”고 답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경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 대해선 37.4%만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국가 지지도에선 미국이 중국을 앞섰다. 응답자의 57%는 미국을 지지한다고 밝혀, 43%에 그친 중국보다 높은 신뢰를 보였다. 미국은 싱가포르 등 대다수 국가에서 고른 신뢰를 얻었으나, 중국은 투자와 원조가 집중된 캄보디아ㆍ라오스ㆍ브루나이에서 몰표를 받았다.

미국에 대한 지지와 중국에 대한 거리두기는 지역 내 여러 분쟁 이슈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현재 베트남ㆍ필리핀 등 동남아 해양국가들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치열하게 대치 중이다. 또 중국은 메콩강 상류에 건설한 댐으로 인해 하류 지역 가뭄 피해 연관성을 놓고 인도차이나 5개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남중국해와 메콩 갈등(46.2%)이 중국과 동남아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최대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로 인해 응답자 과반(58.5%)은 미국과 인도ㆍ호주ㆍ일본이 참여하는 비공식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가 지역 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쿼드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협의체인 만큼, 지역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에 대한 적절한 억제력이 필요하다고 본 셈이다. 쿼드에 반대하는 전문가는 13.1%에 불과했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사태에 대해선 입장차가 극명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이 민주세력과의 접촉을 막고 있는 쿠데타 군부를 배제한 결정에 대한 ‘지지’와 ‘반대’는 각각 37.0%와 33.1%로 팽팽했다. 향후 대응 방식에서도 응답자의 42.5%는 ‘아세안이 더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 반면, 30.1%는 ‘미얀마 군부의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맞섰다. ISEAS는 "개별 아세안 회원국과 미얀마와의 이해 관계가 모두 달라 하나의 일치된 의견이 형성되기 어려웠다"며 "다만 미얀마 내 전문가 집단의 43.4%가 아세안의 강력한 군부 제재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은 동남아 각국이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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