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에 대한 청소년들의 기대감이 매년 낮아지고 있다. 초ㆍ중ㆍ고 학생 4명 중 한 명은 남북 통일이 필요없다고 생각하고, 북한을 포용이 아닌 경계 대상으로 인식하는 학생도 늘었다.
통일부와 교육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2021년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전국 초ㆍ중ㆍ고 734개교 7만2,5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변한 학생은 25.0%였다. 해당 비율은 2018년 13.7%에서 2019년 19.4%, 2020년 24.2%로 매년 증가 추세다. 반면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한 학생(61.2%)은 전년 조사 때보다 1.2%포인트 줄었다.
남북 평화 상태를 전제로 ‘통일을 안 해도 괜찮다’는 주장에도 62.9%의 학생이 동의했다. 동의하지 않는 학생은 28.0%였다. 2020년(34.7%)과 비교해 6.7%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청소년들은 통일에 부정적인 이유로 ‘통일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19.8%)’을 첫손에 꼽았다. ‘통일 이후 사회적 문제(25.0%)’, ‘남북 간 정치제도 차이(17.0%)’ 등이 뒤를 이었다. 통일을 가로막는 요인으로는 31.9%가 ‘변하지 않는 북한체제’를 들었다. ‘미사일, 핵무기 등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라고 답한 학생도 28.5%나 됐다. 최근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잇따라 감행하면서 북한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많아졌다. 북한을 ‘협력 대상’으로 보는 청소년 비율은 2020년 54.7%에서 지난해 52.6%로 낮아졌다. 반대로 ‘경계 대상’이라는 응답은 27.1%로 전년도(24.2%) 대비 2.9%포인트 상승했다. 통일을 떠올리면 드는 감정 역시 38.1%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고 답변했다. ‘희망적이다(35.0%)’, ‘기쁘다(13.5%)’는 응답보다 부정적 감정이 앞서는 것이다. ‘남북 분단상황이 주는 삶의 영향’에 대해서도 청소년들은 40.0%가 ‘그렇지 않다’고 말해 통일 체감도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렇다’는 대답은 27.4%에 그쳤다.
정부는 다양한 학습 방식을 동원해 학생들의 통일 감수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전국 시ㆍ도 교육청과 협력해 교수학습 자료 개발, 교사 전문성 강화, 다양한 체험ㆍ참여형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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