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선 여론조사]
신년 조사와 비교하면
이재명 2.6%p↑· 윤석열 13.7%p↑
문재인 정부 심판을 바라면서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불신했던 민심이 최근 들어 윤 후보를 향해 급속도로 결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 연말 이 후보의 박빙 우위였던 대선 판세가 윤 후보의 박빙 우위로 바뀌고 있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8, 1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내일이 투표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이 후보를 꼽은 응답자는 36.9%였고, 윤 후보를 선택한 응답자는 42.4%였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5.5%포인트)는 오차범위(±3.1%포인트) 안이었다. 다만 한국일보·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 29, 30일 실시한 신년 조사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지율이 각각 34.3%, 28.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윤 후보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52일 만에 윤 후보 지지율은 13.7%포인트 올랐고, 이 후보는 2.6%포인트를 보태는 데 그쳤다.
이번 조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은 7.1%였고,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은 2.3%로 조사됐다. ‘투표할 사람이 없다’는 5.8%, ‘모름·무응답’은 4.5%였다.
"정권심판론이 윤석열 후보 향해 결집"
정권 심판론이 정권 연장론보다 우세한 구도에는 흔들림이 없다. 이번 조사에서 ‘정권 심판을 위해 야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49.1%로, ‘정권 교체를 막기 위해 여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응답(40.5%)을 앞질렀다. 한국일보 신년 조사에선 정권 심판론과 정권 연장론이 각각 47.8%와 37.5%였다.
'대선 운동장'은 그대로였지만 '선수'의 실적이 결과를 갈랐다. 정권 연장론자 사이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신년 조사(76.4%)와 이번 조사(79.1%) 사이에 변동 폭이 크지 않았다. 반면 정권 심판론자의 윤 후보 지지율은 신년 조사에서 54.3%에 그쳤다가 이번엔 76.1%로 뛰어올랐다. 윤 후보가 정권 심판 민심을 결집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20일 "지난 연말은 윤 후보의 정권 교체 능력과 대통령 자질에 대한 보수층의 의문이 커지는 시기였다"며 "이번 조사는 안철수 후보를 대안으로 보고 분산됐던 보수 표심을 윤 후보가 회복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정권 심판론자의 안 후보 지지율은 9.0%에 머물렀다.
문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한다’는 평가(지지율)는 46.8%였고, ‘잘못한다’는 평가는 51.3%였다. 신년 조사(잘한다 33.9%, 잘못한다 57.4%)와 비교하면, 긍정 평가 비율이 상승했다. 이는 문 대통령의 '성과'가 이 후보 지지율에 반영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뜻이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34.9%, 국민의힘은 39.2%였다. 정의당과 국민의당 지지율은 각각 4.9%로 집계됐다. 신년 조사에선 민주당은 33.6%, 국민의힘은 35.2%였고 정의당은 6.1%, 국민의당은 5.9%였다.
3월 9일 실시되는 대선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답변은 84.8%였다. 신년 조사(74.0%)보다 10.8%포인트 급등한 결과다. 선거가 임박하면서 보수·진보 진영이 결집한 결과로 풀이되지만, 실제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분명하지 않다.
여론조사 방법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18, 19일 실시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활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9.9%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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