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선 여론조사]
부동산 문제, 지지 후보 결정에 영향 미쳐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지지 후보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정책 이슈로 '부동산'을 꼽았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정이자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가 정권심판 여론 형성과 지지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대규모 주택 공급과 규제 완화 등 부동산 정책 제시에 경쟁적으로 힘을 쏟고 있는 배경이다. 다만 부동산 정책을 가장 잘 해결할 후보로 윤 후보가 40.4%로 이 후보(29.0%)를 앞섰다. 전체적인 국정능력에서 이 후보(55.8%)가 윤 후보(36.7%)를 앞선 것과 상반된 결과다.
20~40대 실수요층·수도권서 '부동산' 꼽아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8, 1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대선후보 선택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정책 이슈(1, 2위 복수 응답)로 부동산 대책 및 주거 안정 대책(45.4%)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경제성장 방안(25.6%) △일자리 창출 및 고용정책(22.0%) △검찰 및 언론개혁 방안(19.2%) △복지 확대 및 경제 양극화(16.4%) △미중갈등 및 외교안보(12.2%) 순이었다.
부동산·주거 정책에 대한 관심은 40대(52.5%), 20대(50.4%), 30대(46.0%) 등 실수요층에서 크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주택 가격이 급등한 서울(50.2%), 인천·경기(49.7%) 등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49.5%)에서 높았다. 한국일보 신년 여론조사(지난해 12월 29, 30일 실시)에서도 대선후보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 의제로 '부동산 및 주거 안정 대책'(51.8%)이 1위로 꼽혔다.
반면 정부가 현재 집중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등 질병 대응'(11.9%)과 지난 5년간 주력해온 '남북관계 개선 및 한반도 평화 실현 방안'(8.6%)은 이번 대선에서 지지 후보를 선택하는 요인 중 후순위였다.
부동산에 가로막힌 '국정능력' 이미지
부동산 문제 해결을 가장 잘할 것 같은 후보로는 이 후보(29.0%)보다 윤 후보(40.4%)를 꼽는 이가 더 많았다. 부동산 다음으로 중요한 정책 이슈로 꼽힌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고용 문제에서 이 후보(46.6%, 45.6%)가 윤 후보(27.2%, 25.8%)를 크게 앞선 결과와 대조적이다. 이 후보가 상대적 우위를 보였던 국정능력 이미지가 부동산 문제에서 통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는 정권심판 여론이 우세인 이번 대선 구도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정권심판을 위해 야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고 응답한 정권심판론자의 53.4%가 지지 후보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의제로 부동산을 꼽았다. 이들이 두 번째로 꼽은 경제성장 방안(26.2%)보다 두 배에 이른다. 지난해 4·7 재·보궐선거를 기점으로 분출된 부동산 민심이 여전히 뜨겁다는 뜻이다.
반면 "정권재창출을 위해 여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정권연장론자에선 부동산(34.8%)과 검찰 및 언론개혁(31.4%) 의제에 관심이 컸다. 정권심판론자의 10.0%만 검찰 및 언론개혁 의제에 관심을 보인 것과 대비된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이 후보가 부동산 대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TV토론 등에서 원인 진단이나 책임 있는 반성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전체적인 국정능력은 부족해도 윤 후보를 대안으로 여기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여론조사 방법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이달 18, 19일 실시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활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9.9%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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