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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보드 왕좌에서 내려온 숀 화이트 "내 방식으로 떠날 수 있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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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보드 왕좌에서 내려온 숀 화이트 "내 방식으로 떠날 수 있어 기쁘다"

입력
2022.02.23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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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파이프 결선서 4위로 마지막 경기 마무리
"마지막 성적 아쉽지만, 응원이 있어 행복했다"
"평창 '숀화이트 버거', 팬과 함께해 기뻤던 기억"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택한 오메가 앰배서더 숀 화이트는 22일 한국일보 등 아시아권 미디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마지막 경기의 결과는 아쉽지만, 내 방식으로 안녕을 고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메가 제공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선택한 오메가 앰배서더 숀 화이트는 22일 한국일보 등 아시아권 미디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마지막 경기의 결과는 아쉽지만, 내 방식으로 안녕을 고할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메가 제공

숀 화이트(36·미국)는 스노보드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태어나 한 살이 되기 전 두 차례의 심장 절개 수술을 받아야 했던 연약한 소년이었지만, 피나는 노력 끝에 '왕좌'에 올라 오랜 기간을 그 자리에 머물렀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2010년 밴쿠버, 2018년 평창까지 세 차례에 걸친 올림픽에서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노보드 팬들의 눈과 귀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그의 마지막 무대에 쏠렸다.

하지만 스포츠가 시나리오대로만 흘러가진 않는 법. 11일 중국 장자커우 겐팅 스노파크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 2차 시기에서 85.00점을 받은 숀 화이트는 3차 시기에서 아쉽게 미끄러지며 4위로 마지막 경기를 마무리했다. 고글을 벗은 화이트는 어색한 미소와 함께 눈물을 글썽였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과 동료 선수들은 그를 위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한 화이트는 22일 오메가 주최로 아시아권 미디어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최고의 순간에 은퇴하는 선수, 남은 힘을 다할 때까지 그라운드를 지키는 선수 중 어느 쪽이 되고 싶었냐'는 한국일보의 질문에 "결과적으로 난 중간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화이트는 "사실 나는 항상 높은 곳에 남고 싶었다. 하지만 점점 실력이 떨어졌다. 순위권에서 밀려나면서까지 보드를 타고 싶진 않았다. 결과적으로 남은 힘을 다할 때까지 경기를 치렀던 것은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의 스킬이나, 멘털적인 부분 그리고 체력적인 부분 등 모든 면에서 이제는 은퇴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내 선수 시절이나 은퇴의 시점이 후배들이 벤치마크를 할 수 있는 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한 스포츠의 정상에 머무를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예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숀 화이트가 11일 중국 장자커우 겐팅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을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숀 화이트가 11일 중국 장자커우 겐팅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을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마지막 경기에 대해선 "좀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다"며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2번째 시도는 조금 만족스러웠다. 파이널 런에서는 메달을 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과 마지막이라는 중압감이 주는 부담이 있었다. 마지막 런을 내가 원했던 대로 끝내진 못했다"고 돌아봤다. 그래도 마냥 아쉽지만은 않아 보였다. 그는 "그래도 행복했다. 나를 위해 다른 선수들이 밑에서 기다려주는 모습을 보고 기뻤다. 단지 오늘만이 아니라 24년 동안 계속됐던 나의 커리어를 다 함께 응원해주는 모습을 보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과거에 획득했던 금메달부터 그 현재까지의 시간들이 정말 뿌듯했다. 선수로선 항상 조금 더 좋은 성적을 내길 바라지만, 나는 내 방식으로 안녕을 고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했다. 이어 "나의 마지막 올림픽은 전체적으로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화이트는 이날 인터뷰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화제가 됐던 100만 원짜리 '숀 화이트 버거' 이야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도 기억난다. 당시 몇몇 사람들이 '숀 화이트 버거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찾아갔더니 주인이 정말 나를 반갑게 맞아줬다"며 2018년 당시를 돌아봤다. 이어 "평창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뒤 다시 찾아가니 주인이 너무 기뻐하며 눈물을 흘렸다. 팬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쁜 시간이었다"고 했다. 또한 화이트는 일본의 히라노 아유무(일본) 쑤이밍(중국) 등 아시아 스노보드 선수들을 언급하며 "미국은 오랜 기간 내가 유일한 스노보드 대표였다. 이제 다양한 나라에서 스노보드 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아시아 선수들은 나를 흥분시킨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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