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22일부터 대선후보 공보물 배포
심상정 '공약 소개', 안철수 '깨끗함' 집중
대선후보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전국 유권자에게 전달하는 선거 공보물은 가장 공식적이고, 또 정제된 형태로 만들어진, 일종의 ‘자기소개서’다. 최대 16페이지의 책자에 ‘왜 나를 뽑아야 하는지’를 명확히 담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2일 살펴본 여야 주요후보 4인의 공보물에도 각자의 전략과 비전이 오롯이 녹아 있다.
기호 1번 이재명: "강인, 유능, 검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16쪽짜리 공보물에는 이 후보 사진이 10장 실렸다. 그중 세 번은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강인하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의도다. 이 후보는 유세 연설 때 자신이 감염병, 경제 등 각종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라고 반복해 강조하고 있다. 슬로건도 ‘위기에 강한’이다. 그는 또 사진 9장에서 양복 차림인데, 이는 전문성과 유능함을 대변한다. 이 후보의 또 다른 슬로건은 ‘유능한 경제대통령’이다.
성남시장ㆍ경기지사 재임 당시 실적도 공보물에 상세히 열거돼 ‘검증된 후보’라는 메시지를 함께 전하고 있다. 여러 성과 중 ‘신천지 시설 강제 폐쇄’를 첫머리에 배치한 것은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신천지 압수수색을 거부했다’는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결을 같이한다.
기호 2번 윤석열: "부드러움, 편안함"
윤 후보의 공보물은 흡사 잡지를 연상케 한다. 공보물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이른바 ‘목차’를 첫 페이지에 소개했고 별다른 글귀 없이 후보 사진으로만 한쪽 분량을 채우기도 했다. 특히 인터뷰 형식으로 윤 후보의 발언을 풀어낸 점이 눈에 띈다. 국민의힘은 “유권자들이 편안하게 공보물을 읽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가독성에 신경을 썼다는 뜻이다. 사진은 윤 후보의 부드러움을 연출하는 데 힘썼다. 아이를 끌어안고 있거나, 부엌에서 환한 웃음을 짓는 모습 등이다.
물론 활자까지 부드럽지는 않다. 윤 후보는 인터뷰 초반부터 “(국민을 가장 힘들게 한 건) 무엇보다 부동산 문제였죠. (중략) ‘벼락거지’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로 국민이 너무 상처받고 아파하지 않았습니까”라며 문재인 정부를 직격했다.
기호 3번 심상정: "역동성, 선명한 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공보물 첫 장 사진에서 노란색 운동화의 끈을 조이고 있다. 역동적인 자세만큼이나 색깔도 화려하다. 전체 분량이 앞선 두 후보의 절반(8쪽)밖에 안 되는 만큼, 후보 이미지를 강조하기보다 공약 소개에 집중했다. 대표 공약인 ‘주 4일제’를 전면에 내걸고 기후, 노동 등 거대 양당과 차별된 진보 메시지를 빼곡히 담았다.
기호 4번 안철수: "NO 리스크, 깨끗함"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공보물의 특징은 ‘가족 사진’이다. 어떤 의혹에도 휘말리지 않은 깨끗한 가족을 앞세워 표심에 호소한 것이다. 딸 설희씨 사진 옆에는 “아빠 같은 사람이 정치를 해주어 감사하다”는 문장도 있다. 군복을 입은 젊은 시절 안 후보의 사진도 들어 있다. 군 복무를 하지 않은 이 후보와 윤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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