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 발표 없이 토론장 떠나 뒷말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1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경제'는 평생을 검사로 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약한 고리. 21일 경제를 주제로 열린 1차 법정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확실한 득점을 하지 못했다. 주도권을 잡기보다 주로 수비를 했고, 질문과 어긋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토론회가 끝난 뒤 윤 후보는 다른 대선후보들과 달리 소감을 밝히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 이를 두고 '태도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윤 후보가 자신의 대선 공약인 '주식 양도세 폐지'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장면은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종일 회자됐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주식 양도세가 왜 도입됐는지 혹시 아느냐"고 물었지만, 윤 후보는 답하지 못한 채 "글쎄, 한 번 좀 가르쳐주십시오"라고 말을 돌렸다.
윤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에게도 면박을 당했다. 국가 재정건전성 문제, 데이터 경제 비전 등에 대한 안 후보의 질문에 윤 후보는 조리 있게 답하지 못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의 답변을 듣고 눈을 감은 채 고개를 가로젓는가 하면, "핀트를 못 잡는다"고 꼬집기도 했다. 윤 후보는 그러나 받아치지 못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관계자는 "안 후보가 마치 IT시장과 관련 제도에 대해 최고 전문가처럼 행세했지만, 윤 후보도 틀린 답을 한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윤 후보의 '자질 부족'을 난타했다. 박광온 민주당 선거대책위 공보단장은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 준비가 안 된 불성실한 윤 후보의 본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했다. 홍경희 국민의당 대변인도 "윤 후보는 무식을 자랑하듯 가르침을 구걸했다"는 논평을 냈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토론회장을 곧바로 떠난 것이 "일정 문제였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놓치지 않았다. 강훈식 민주당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국민들은 태도도 중시한다. 그냥 없이 가버린 윤 후보를 보고 국가를 맡길 수 있는지 판단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25일(정치 분야)과 다음 달 2일(사회 분야) 2차례 남은 토론회에서 윤 후보의 설욕을 벼르고 있다.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윤 후보에게 가장 어려운 과목의 시험이 끝난 만큼, 자신 있는 정치, 사회 분야에서는 주도권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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