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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심한데..." 홍준표도 걱정하는 이준석의 조롱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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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심한데..." 홍준표도 걱정하는 이준석의 조롱 정치

입력
2022.02.2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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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고인 유지' 발언 등으로 물의
안철수 완주 의지에 "ㄹㅇㅋㅋ" 조롱 선동까지
케미 과시하던 홍준표마저 "좀 심하다" 우려
민주당 "어그로 정치하고 싶으면 대표 사퇴하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3일 강원 춘천시 명동거리에서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3일 강원 춘천시 명동거리에서 윤석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입이 연일 폭주하고 있다.

상대 후보를 향한 조롱성 비하 발언이 도를 넘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커지고 있다. 갈등을 치유하고 조정해야 할 정치를 저열한 말싸움으로 추락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최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를 향해 단일화 협상을 제안했다 철회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겨냥해 조롱성 발언들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가장 크게 문제가 된 건 이른바 고인 유지 망언이다. 유세차 차량 사고로 숨진 국민의당 관계자의 유지를 들어 안 후보가 대선 완주 의지를 밝히자, 이 후보는 20일 한 방송에 나와 "말도 안 된다. 국민의당 유세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은 들어가기 전에 유서를 쓰고 가시나"라고 비꼬며 고인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 대표 입장에선 단일화 결렬 후폭풍의 책임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하지만 "아무리 정치가 비정하나 인간적인 도리를 벗어나는 것은 금수와 다를 바 없다"(국민의당 논평)는 비판이 쏟아졌다.


고인 유지 망언에 이어 "댓글로 ㄹㅇㅋㅋ"으로 선동까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캡처

국민의힘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이준석 대표도 본인이 실수한 걸 알아서 아차 싶었을 것이다. 사과를 하는 게 맞다"(정미경 최고위원), "이준석 대표는 보수 입장에서 굉장한 기대주이지만, 이런 발언은 좀 과한 측면이 있어 아쉽다"(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 등 지적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 대표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사고가 완전히 수습되지도 않았는데, 돌아가신 분의 유지를 근거로 선거를 지속한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발언은 할 수 있는 지적"이라며 자신의 발언에는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았고, "조롱은 제가 하지만, 협박은 님들이 하고 있다"며 국민의당을 향한 도발 수위를 높여 나가고 있다.

조롱을 선동하는 듯한 발언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안철수, 윤석열 향해 '단일화 겁나서 도망쳤다'... 尹이 포기하면 내가 정권교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한 뒤 "댓글로 ㄹㅇㅋㅋ 네 글자만 치세요"라고 적어 놓았다.

'ㄹㅇㅋㅋ(진짜ㅋㅋ)'는 진짜(REAL)라는 의미의 'ㄹㅇ'과 웃음을 뜻하는 'ㅋㅋ'를 합친 단어로 온라인에선 공감할 수 없는 주장을 비꼬는 의미로 사용되는 표현이다.


이준석 "예의 바르다" 편들던 홍준표도 "좀 심하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운영하는 소통플랫폼 '청년의꿈' 홈페이지 캡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운영하는 소통플랫폼 '청년의꿈' 홈페이지 캡처.

이번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우려를 나타냈다.

홍 의원이 운영하는 소통플랫폼 '청년의꿈'에 한 지지자가 "공개적으로 상대방을 인격 비하, 조롱하는 사람은 그만 봤으면 좋겠다. 2030세대는 그의 조롱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작년 초여름 '이준석 신드롬'은 한낱 광풍이었다"며 이 대표의 조롱정치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자, 홍 의원도 "좀 심한 것 같지요?"라는 답글을 달며, 이 대표의 언행이 문제가 있다는 점에 동의를 표한 것이다.

홍 의원은 최근까지 이 대표를 "예의 바른 사람"이라고 치켜세우며 남다른 케미를 과시해왔었다.

이 대표의 조롱 정치는 안 후보에게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선 '댓글 조롱'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후보가 정책이나 공약 관련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리면, 이 대표가 직접 댓글을 달아 깎아내리는 것이다.

이 후보가 청년 희망 적금 대상자 확대를 공언하는 글을 게시하자 이 대표가 "자산 격차에 따른 상실감을 줄이겠다는 생각에 공감한다. 그런데 업무추진비로 소고기랑 초밥이랑 쌀국수랑 닭백숙이랑 샌드위치 먹는 특권에 대한 상실감은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해소할 길이 없다"고 댓글을 올리는 식이다.


'댓글 조롱'에 민주당 "어그로 정치 좋으면 대표 옷 벗어라"

홍준표 국민의힘 선대본부 상임고문이 22일 서울 마포구 상상마당 앞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해 윤석열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은 이준석 대표. 뉴시스

홍준표 국민의힘 선대본부 상임고문이 22일 서울 마포구 상상마당 앞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해 윤석열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은 이준석 대표. 뉴시스

지난달엔 이 후보가 '모든 버스, 지하철에 5G 와이파이 설치' 공약을 올리자, 이 대표는 "그런데 전·월세 가격 왕창 오르고 5G 와이파이 받으면 이득인가?"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민주당에선 "적당히 하라"는 비판이 나왔다.

전용기 선대위 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후보 페이스북에 댓글을 달며 조롱하고 깎아내려 적대감을 키우는 '도발의 정치'는 용납이 안 된다. 무례하고, 예의 없고, 어그로를 끌기 위한 정치로밖에 보이질 않는다"며 "국민 절반의 적의와 분노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이준석 심장에 꽂힐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본인은 100석이 넘는 제1야당의 대표라는 것과 그 무게를 잊지 마시라. 그래도 저런 장난질이 좋으시다면 (대표직) 옷을 벗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일침을 날렸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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