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확진자 폭증세에
식약처 고심 끝에 '5세 이상' 허용
단, 성인 분량의 3분의 1만 투여
오미크론 확산 이후 코로나19 백신 미접종군인 11세 이하 소아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석 달간의 검토 끝에 5~11세에게 백신 접종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상반응을 걱정하는 부모가 자녀에게 얼마나 백신을 맞힐지는 알 수 없다. 방역당국은 소아 중증화율, 유행 상황 등을 고려해 다음 달에 구체적 접종 계획을 내놓기로 했다.
소아 확진자 급증... 5~11세용 화이자 백신 허가
식약처는 23일 "한국화이자제약이 지난해 12월 1일 사전 검토를 신청하고, 4일 허가신청한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 0.1㎎/mL(5~11세용)'에 대한 효과성과 안전성을 확인해 허가했다"고 밝혔다. 3주 간격 2차례 접종하되, 접종량은 성인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면역 저하가 심한 아이의 경우 2차 접종 뒤 4주 뒤 3차 접종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소아 백신 도입은 오미크론 확산 이후 미접종군인 11세 이하 확진자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월 4주 차 1만2,297명이던 이 연령대 확진자는 2월 1주 2만2,900명, 2월 2주 4만3,334명, 2월 3주 9만4,596명으로 가파르게 증가 중이다.
5~11세만 떼놓고 봐도 이 연령대 확진자가 전체 확진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월 4주 11.2%, 2월 1주 11%, 2월 2주 9.9%, 2월 3주 12.6%로 늘어나고 있다. 식약처는 "소아 확진자가 급증하는 만큼 이들에게 예방접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반응, 괜찮을까"... 부모들은 불안
걸림돌은 이상반응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미국, 스페인, 폴란드, 핀란드의 5~11세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 결과, 아나필락시스나 심근염 등 중대 이상반응 사례는 없었다. 경증으로 1~3일 내에 사라졌다지만 주사부위 발적(26.4%)·종창(20.4%) 등은 16~25세(10.3%, 11.4%)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서는 870만 명 접종 뒤 4,249건의 이상반응이 보고됐고, 이상반응 가운데 100건(2.4%)이 중대한 이상사례였다.
수치상으론 낮지만 아이에 관계된 문제라 부모들은 걱정이 크다. 데이터가 아직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교사인 한혜리(38)씨는 "교사라서 3차 접종까지 최대한 빨리 맞았지만, 접종 이후 생리불순으로 병원 진료를 받고 있다"면서 "그 때문에 아이에게까지 맞힐지는 좀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다 1월 3주차부터 5주간 11세 이하 확진자 중 위중증으로 발전한 이는 딱 10명뿐이다. 꼭 백신을 맞혀야만 하느냐는 의문도 나올 수 있다.
정부 "어릴수록 접종률 낮아... 구체적 방안은 다음 달 공개"
이 때문에 5~11세 접종이 시작된다 해도 접종 자체는 최소한에 그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12세 이상의 경우만 봐도 나이가 어릴수록 접종률이 뚝 떨어진다. 만 12세만 해도 7만9,989명 가운데 1차 접종자는 6,013명(7.5%), 2차 접종자는 2,159명(2.7%) 수준에 그쳤다. 90%대를 넘나드는 성인 접종률에 비하면 엄청나게 낮은 수치다.
이 때문에 정부는 소아에게 백신 접종을 하더라도 어떤 대상에 대해 어느 정도로 접종을 권할지는 좀 더 논의를 거친 뒤 다음 달 결정키로 했다.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5~11세 백신 접종률도 12세 접종률보다 높을 것이라 예상하긴 어려울 것 같다"며 "그 때문에 꼭 맞혀야 할 아이들이 누구인지 좀 더 고민한 뒤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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