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량한 도청신도시...넷플릭스 '택배기사' 촬영으로 후끈
경북도, 유명 영화제작사 손잡고 종합촬영장 구축 추진
경북도가 ‘시네마 경북’ 도전을 선포했다. 도청 신도시 유휴 부지를 영화 촬영장으로 제공한 데 이어 종합 촬영장을 구축, '한국판 할리우드'로 만들기로 했다. 지역 경기 활성화는 물론 장기적으로 영상산업 기업 유치 등 경북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2일 낮 경북 안동시 풍천면 갈전리 경북도청신도시 홍보관 남쪽 공터. 황량한 신도시엔 늦추위가 기승이었지만, 이곳만큼은 촬영 열기로 뜨거웠다. 영화제작사 프로젝트318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택배기사’ 촬영 현장이다. 경북개발공사가 조성했지만, 아직 분양하지 않은 단독주택 용지를 영화 제작사에 통째 빌려준 것이다.
이곳에서 3월 중순까지 촬영이 이어질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 살 수 없는 2071년을 배경으로, 난민들의 유일한 희망인 전설의 택배기사 ‘5-8’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다.
제작사는 공터에 세트와 경사로 등을 설치하고 2월 현재 주행, 폭파신 등을 촬영 중이다. 김우빈 송승헌 이솜 강유석 등 주연급들은 3월쯤 촬영장에 등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성장에 따른 영상콘텐츠 수요 급증 상황을 고려하면 이곳에서는 '택배기사' 이후에도 올해 2, 3편의 영화가 더 촬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촬영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제작사와 영상산업 육성을 위한 경북도의 이해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 등 개방된 인터넷으로 영화나 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OTT(over the top) 플랫폼이 급성장하면서 영상콘텐츠 수요가 급증했고, 이는 촬영장 부족을 초래했다. 이승택 경북도 문화산업과장은 “2019년 이전까지 제작비 70억 원 이상 작품 제작이 연간 15편을 넘기 어려웠는데, 최근에는 200편이 넘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경북도(경북개발공사)는 신도시 내 유휴부지를 ‘착한’ 임대료에 제공했다. 대신 촬영 인력 숙식과 지역에 없는 것을 제외한 장비 일체를 현지에서 조달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김상철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신도시는 유휴부지가 많아 촬영장 확보에 용이하고, 수도권에서 접근하기도 편리한 데다 하회마을, 서원, 고택, 안동댐, 임하댐 등 사극에서 호러물, 멜로물까지 촬영 명소가 많다”며 “안동 성희여고에선 넷플릭스 화제작 ‘지금 우리 학교는’을 찍었고,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 만휴정도 인근에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도는 지난달 영화 드라마 제작사인 프로젝트318, 노바필름과 2010년부터 국내외 89편을 제작한 영상산업시설전문기업인 봄내영화촬영소와 ‘경북 영상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국내 유명 영화 드라마 제작기업과 손잡고 경북판 할리우드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종합촬영장이 생기면 신도시에서만 연간 3~5편을 찍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른 지역 소비지출만 연간 7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관련 일자리 창출은 기본이다.
경북도는 촬영장 구축에 이어 영화 드라마 로케이션에 필요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야외촬영소뿐 아니라 특수효과 영상 스튜디오, 실내 세트장, 영상산업 관련기업 유치 등을 통해 영상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김상철 국장은 “이번 신도시에서의 로케이션은 ‘영화제작도시 경북’으로 가는 첫걸음”이라며 “고부가산업인 영화산업을 청년 일자리 창출, 인구유입, 관광산업활성화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집중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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