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단일화 결렬 책임 크다' 여론 부담
安 생일·서울 유세 겹치는 26일 유력
야권 후보 단일화 불씨를 살리기 위한 국민의힘의 속내가 복잡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던 1주일 전만 해도 '급할 것 없다'는 분위기였지만, 투표용지 인쇄일(28일)이 다가온 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다시 박빙구도로 짜이면서다. 지지부진한 단일화 협상의 책임에 대해 윤 후보를 겨냥하는 여론의 시선도 부담이다. 윤 후보가 돌파구 마련을 위해선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으면서 이번 주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담판이 성사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지지율 박빙·단일화 효과 반감' 우려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25일 단일화를 위한 내부 논의를 이어갔다. 그간 여러 협상 채널로 국민의당 측 의중을 들어왔다면, 선대본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을 향한 단일화 시그널도 꾸준히 보내고 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이 전날 안 후보에 대한 공세를 계속해온 이준석 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입단속을 요청한 게 대표적 사례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두 후보의 주말 회동에 대해 "개인적으로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윤 후보도 이를 의식한 듯, 주변에 "상대의 감정을 건드릴 만한 말을 하지 말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고 한다.
20일 안 후보의 결렬 선언 전까지도 국민의힘은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다수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고, 선거가 다가오면서 사표 방지 심리가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컸다. 4자 대결에도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1주일 만에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다시 오차범위 내 승부를 벌이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단일화 결렬이 지지율 변화에 영향을 줬다는 게 국민의힘 판단이다. 이 틈을 타 이 후보가 '정치개혁'을 고리로 안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것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28일 투표용지 인쇄 이후엔 단일화 효과도 반감하기 때문에 윤 후보가 주말을 활용한 담판을 서둘러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尹이 단일화 결렬 책임 크다' 여론 부담
'단일화 결렬 책임론'이 윤 후보를 향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22, 23일 실시된 MBC·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에서 단일화 결렬과 관련해 "윤 후보의 책임이 크다"는 응답이 46.7%로, "안 후보의 책임이 크다"는 응답(32.0%)보다 많았다.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도 윤 후보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22~24일 실시) 결과에서도 윤 후보는 지난주 대비 4%포인트 하락한 37%를 기록했고, 이 후보는 같은 기간 4%포인트 상승한 38%였다.
안 후보는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안 후보가 완주 의지를 밝히면서도 단일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은 것은 윤 후보가 먼저 움직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안 후보는 지난달 초와 같은 거침없는 상승세는 사그러들었지만, 단일화 여부와 관계없이 10% 안팎의 꾸준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尹 '安 생일' 축하하며 계기 만들 수도
결국 키는 윤 후보가 쥐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윤 후보의 발언이나 행동만이 유의미하다"고 밝혔다. 두 후보의 주말 일정을 감안하면, 둘 다 서울에서 유세를 벌이는 26일에 담판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안 후보 생일(26일)을 회동 성사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윤 후보는 24일에 직접 안 후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안 후보가 받지 않아 문자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 후보가 사전조율 없이 안 후보 자택 등을 찾아가는 것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당에서 '보여주기식' 연출로 윤 후보 지지율만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서로 신뢰할 수 있도록 진정성을 보여주면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 엇갈린 시각
두 후보간 단일화에 대한 시각은 이날 SBS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TV토론에서도 엇갈렸다. 안 후보는 "지금 양당의 단일화가 열려 있느냐"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질문에 "이미 다 결렬됐다고 선언했다"고 답했다.
심 후보가 바로 윤 후보에게 "(단일화가) 더 추진될 가능성이 없느냐"고 묻자, 윤 후보는 "이자리에서 말씀드리긴 뭐해도 저희도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이후 "윤 후보에게 '경선으로 하자'는 말씀을 드렸고, 거기에 대해 생각이 없으면 이미 다 끝난 일"이라며 "분명히 정리하면 좋겠다"고 못박았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한국갤럽, 코리아리서치나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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