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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침공이 정말 우크라이나의 '코미디언 대통령'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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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침공이 정말 우크라이나의 '코미디언 대통령' 탓일까

입력
2022.02.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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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신인' 젤렌스키 무능론, 서구서 꾸준히 제기
개혁 부진했지만 국민들의 지지도도 꾸준히 유지
"오히려 흔들리지 않고 버틴 것이 푸틴 침공 유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5일 수도 키예프에서 연설하고 있다. 키예프는 러시아 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궁 제공, 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5일 수도 키예프에서 연설하고 있다. 키예프는 러시아 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궁 제공, AFP 연합뉴스

러시아의 공격을 받는 우크라이나. 과연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진보 성향 역사학자 전우용씨를 비롯해 몇몇 인사들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책임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묻는 주장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무식하고 무능한 코미디언'이라면서 그의 정치 능력을 문제 삼은 것인데, 일부에서는 "침공의 1차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는 점을 희석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방 언론서 비롯된 '젤렌스키 무능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내비쳐 비판을 받고 있는 역사학자 전우용씨 트위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내비쳐 비판을 받고 있는 역사학자 전우용씨 트위터.

주장의 타당성과는 별개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도력에 물음표가 달린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집권 이래 '코미디언 대통령'이라는 꼬리표와 함께, 그의 정부 요직을 코미디언과 배우, 극작가와 연출가 출신이 장악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이는 지난해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경 군비를 증강하면서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젤렌스키 무능론'으로 연결됐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12월 보도를 통해 "젤렌스키는 집권 이래 정부와 대통령궁 측근을 자신의 옛 동료와 일가친척으로 채우고 있다"면서 충성심을 기준으로 자신의 정부를 채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보도는 상당수 한국 언론도 인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당 '국민의 일꾼'에 몸담았다가 지난해 10월 하원의장에서 물러나며 가장 강력한 비판자가 된 우크라이나 정치인 드미트리 라줌코프는 "젤렌스키 정권의 고위직 인사는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기준으로 이뤄진다"면서 "이는 대통령을 위해서 일하기는 편하지만 군사적 위협이 닥쳤을 때 국가에 어려움을 준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가 러시아 압박에 버텼기 때문에 군사 개입한 것"


2019년 4월 우크라이나 대선 결선 투표에서 승리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미소를 짓고 있다. '반부패 대통령'을 표방한 젤렌스키는 결선에서 73%를 득표해 페트로 포로셴코 당시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됐다. 키예프=EPA 연합뉴스

2019년 4월 우크라이나 대선 결선 투표에서 승리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미소를 짓고 있다. '반부패 대통령'을 표방한 젤렌스키는 결선에서 73%를 득표해 페트로 포로셴코 당시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됐다. 키예프=EPA 연합뉴스

하지만 이런 비판을 모두가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지율은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우크라이나 국민의 신망을 잃은 건 아니기 때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9년 대선 때 1차 투표에서 30%의 지지를 얻어 선두를 달렸고, 2차인 결선에서 70% 이상을 얻어 당선됐다. 17일 발표된 여론조사업체 '레이팅그룹'에 따르면 대선 후보군 가운데 그의 지지율은 24.6%다. 떨어지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큰 변동이 있었거나 페트로 포로셴코(16.8%) 율리아 티모셴코(9.9%) 등 다른 유력 후보에게 선두 자리를 내준 건 아니다.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인 스티븐 파이퍼 스탠퍼드대 선임연구원은 국민들이 젤렌스키 정권에 실망한 이유를 "반부패 개혁 실패와 올리가르히(구 소련 지역의 재벌)의 영향력을 줄이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젤렌스키가 애초 '반부패 대통령'을 기치로 내걸어 뽑혔지만 그 기대만큼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국민들이 정치권을 향해 갖는 불만이 상당히 큰 우크라이나 기준에서 보면 낮은 지지율이 아니라는 지적도 했다. 애초에 정치 신인에 불과한 젤렌스키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 자체가 친(親) 러시아와 친 서방의 외교 성향에 관계없이 모든 구 정치 세력의 부패에 대한 실망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젤렌스키 정권이 러시아의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은 것이 전면 침공을 불러왔다는 분석도 있다. 주 러시아 미국 대사를 지낸 마이클 맥폴은 24일 계간지 '저널 오브 데모크라시' 기고를 통해 "2019년 젤렌스키는 모든 지역에서 지지를 얻어 대통령이 됐고, 우크라이나가 지금 어느 때보다 단결해 있기 때문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규모 군사 개입이란 극단적 수단을 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젤렌스키는 아프간 정부처럼 도망치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 키예프 대통령궁에서 연설하고 있다.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개된 이 영상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에 대한 민주주의 세계의 연대를 주장했다. 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 키예프 대통령궁에서 연설하고 있다.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개된 이 영상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에 대한 민주주의 세계의 연대를 주장했다. AFP 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집권기 내내 나토(NATO) 가입을 추진하면서도, 독일과 프랑스를 끌어들여 한 4자 협상에서 러시아를 안심시키기 위해 동부 반군 지역에 대한 특별자치권을 인정하겠다는 제안을 내놨다. 최근까지도 전쟁을 피하기 위해 애쓴 것이다. 이런 양수겸장의 태도는 서구와 러시아 양쪽으로부터 의심을 받았다.

특히 대선에서 친 서방으로 분류되는 포로셴코를 꺾고 당선됐고, 동부 우크라이나 출신에 러시아어에도 능통한 젤렌스키를 서구에선 친 러시아 성향으로 의심했다. 하지만 파이퍼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력이 러시아에 비해 약한 상황에서 전면전을 피하는 것이 당연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24일 러시아가 결국 침공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시 사령관' 역할까지 맡았다. 우크라이나어와 러시아어 두 가지 언어로 연설하며 평화를 역설하면서도, 전쟁에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서방의 의구심도 사라졌다.

대니얼 디페트리스 '디펜스 프라이오리티스' 연구원은 "젤렌스키가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와 함께 도망친) 아슈라프 가니(전 아프간 대통령)의 길을 가지 않은 것만으로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를 강력하게 비판해 온 NYT도 25일 민주이니셔티브재단의 우크라이나 정치 전문가 마리아 졸키나를 인용해 "젤렌스키는 계속 싸움을 피했고 전시 대통령도 아니었지만, 전쟁이 개시된 날부터 전시 체제의 대통령이 해야 할 행동을 정확히 하고 있다"고 평가를 바꿨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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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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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nyx gl 2022.02.26 12:21 신고
    딴따라 대통령 우물안 개구리, 국제 관계 무능. 지지율 유지위해 쇼 만 하는
    딴따라, 모든 내각에는 전문성 1도없는 딴따라 또는 기획사
    출신들, 위기를 자초 한것이지, 대한민국의 미래일 수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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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lice 2022.02.27 10:26 신고
      젤렌스키는 키에프 국립 경제대학교 석사 출신이예요. 이 학교는 우크라이나 순위 2위인 대학교 입니다. 직원 400명 규모의 컨텐츠 회사를 운영해왔구요.
    • sdr 2022.02.27 03:19 신고
      진짜 이 사람은 젤렌스키가 본인 학력보다 더 고학력인걸 알고나 있을까...?
      이보쇼 바람꽃아 젤렌스키가 딴따라 출신이지만서도 나름 우크라이나에서 2,3위 하는 대학의 법학과 석사 출신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연고대 법학 석사 출신이라고
      넌 어딜 나왔길래 딴따라 우물안 개구리 거리는지는 모르겠다만
      뭘 모르면 입을 다물거라
    • 빨갱이 척결 2022.02.27 01:29 신고
      찢재명은 코미디언 출신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무능해서 저렇게 침략 받았다. 이러고 있으니 외신뉴스와 레딧에서 동맹국에게 얼마나 비난 받고 있는지 아는가? 막말과 잘못은 저 인간이 했는데 비난은 한국인들이 받고 있네. 지금 MBC와 추미애도 글 올렸다가 레딧에 캡쳐 당해서 박제되고 있는데.. 저런게 한국인이라니 공산당에 찌든 횡령 대통령이 선거철이라고 막 말 해도 되는거냐? 그면 외국에서 아시아인들 무차별 폭행 일어나는거는 너 같은 인간들때문
    • 비엔나커피샵 2022.02.26 17:59 신고
      국정경험은 이재명도 (대통령 해본 적이 없으니)당연히 없습니다. 행정경험이 있을 뿐이죠. 어떻게 보면 윤석열도 검사장과 검찰총장 등 조직의 수뇌 역할을 수 년간 했으니 행정 경험이 없지는 않습니다. 반면 각 정당은 모두 국정 경험이 있습니다. 민주화 이후 보수 19년, 진보도 15년의 국정경험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님의 말은 애시당초 눈 먼 소리입니다
    • 비엔나커피샵 2022.02.26 17:56 신고
      뭔가 착각하고 계시는데 이재명도 국제관계 경험, 안보 정책 경험 하나도 없습니다. 의회 경험도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매 총선 때마다 50% 이상의 국회의원들을 물갈이 해서 '전문성 1도 없는' 초짜들을 국회로 보내고 있습니다. 잘못된 건가요? 더민주는 차기 총선 3선 이상 공천 금지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왜 더민주는 초짜들로 의회를 구성하려 하는 걸까요?
    • 짚신벌레 2022.02.26 14:51 신고
      이 기사 읽고 쓰신 것 맞아요?
      님은 무엇이 팩트인지에는 아무 관심이 없고,
      코미디언, 정치초보자, 국토 방어 무력, 이런 걸
      윤석열에게 엎어 씌우는 데만 관심이 있으시죠?
      그런 행동이 김정은, 시진핑의 기쁨이라는 것도 잘 알고 계시지요?
    • 로마인2020 2022.02.26 13:55 신고
      정치초보 뽑아서 저리된건데. 비전문가 대통령 , 그의 친구 비전문가 장관들 ,,피디가 정보책임자 냐고, 국정경험 있는자가 대통령 되야함.
    • Libertas 2022.02.26 12:53 신고
      그러게, 평생을 거짓과 조작으로 살아온 이재명을 뽑게되면 어떤 미래가 기다릴른지.
  • 빨갱이 척결 2022.02.27 01:28 신고
    찢재명은 코미디언 출신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무능해서 저렇게 침략 받았다. 이러고 있으니 외신뉴스와 레딧에서 동맹국에게 얼마나 비난 받고 있는지 아는가? 막말과 잘못은 저 인간이 했는데 비난은 한국인들이 받고 있네. 지금 MBC와 추미애도 글 올렸다가 레딧에 캡쳐 당해서 박제되고 있는데.. 저런게 한국인이라니 공산당에 찌든 횡령 대통령이 선거철이라고 막 말 해도 되는거냐? 그면 외국에서 아시아인들 무차별 폭행 일어나는거는 너 같은 인간들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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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보고함장 2022.02.27 09:31 신고
      조선제국의 고종이 유능해서 일본에 나라 빼았긴거니? 이 ㄱ바리야
  • 나자린 2022.02.26 12:26 신고
    근대사와 지정학적 몰이해와 무지에서 비롯된 전쟁,러시아 입장에서 나토와 직접 국경을 맞대고 싶지 않았고,우크라이나 독립인정 조건으로 내 걸었던 것 그러나 미국과 나토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 나토 가입이라는 말도 안되는 정치적 판단이 러시아가 침공을 택할 수 밖에..무지한 지도자를 뽑은 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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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황상제 2022.02.26 15:23 신고
    우크라이나대통령이 정치초보여서 그렇다고 몰고가야 재명이 한테 유리하지 그러니 러시아를 비난 할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대통령의 잘못으로 몰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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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솔뫼 2022.02.27 08:39 신고
    어느 개그맨이 "코메디언은 남을 웃기는 사람이지 우스운 사람이 아니다" 라는 글을 올렸더군요 우쿠라이나대통령 젤렌스키는 코메디언출신이지 전과4범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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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기 2022.02.26 20:17 신고
    왼발을 내 딛을 수도, 오른 발을 내 딛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는 보는 이에 따라 긍정 또는 부정으로 평할 수 있겠으나, 국가 안보를 종이 한장에 의존한 채 스스로 무장을 해제(핵을 반출)하고, 무기가 노후 되도록 방치한 채 복지와 치장에 헝청망청 하여 망하지 않은 나라가 동서고금 그 어디에 있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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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lv40 2022.02.27 02:56 신고
    승산이 없는 전쟁이라면 핀란드처럼 NATO 가입이 없는 '중립화국가'로 전환을 조건으로 협상을 했어야 했다. 대통령의 임무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정치는 오기로 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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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쿠마 2022.02.27 19:21 신고
      우리도 일본이 쳐들어오면 아 국민들을 위해 국권을 줘야함? 북한이 쳐들어오면 줘야함?아니면 당장은 피를 보더라도 우리것을 지켜야하는거아닌지? 우크라이나도 우크라이나 역사가 있음 소련때 당한게있어서 그런거아님?
  • 가짜부동시아웃 2022.02.27 08:34 신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한 자체는 러시아가 잘못한게 맞다. 여기서 통치자의 중요성이 나타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나토가입에 반대하고 푸틴의 성향이 과격한걸 뻔히 아는데 집권기간중에 나토가입을 추진하여 러시아를 자극한건 큰 잘못이다. 경제적으로 교류하면서 국력을 먼저 기르고 추진했어야할 장기 과제를 좁은시야와 서방의 꼬임에 넘어가서 판단한건 잘못인거다. 윤석열이도 다른게 없다.스스로 지킬힘도 충분하지 않은데 자극부터?사드와 MD가 웬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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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립거사 2022.02.27 12:14 신고
    석열이 얘비가 일본 문부성서 지원받는 친일파 뉴라이트 교수라 역시 석열이도 토종왜구당으로 갔군
    그러니 얼마전 일본 방사능이 유출않됐다는둥 침략군 일본군이 한국에 주둔할수있다는둥 매국노 발언을하지

    우크라이나도 경험없는 코메디언 뽑아 나토에 무조건 가입한다고 함부로 지껄여 러시아를 자극 전쟁났듯이
    무식한 석열이 우리 수출1위국도 모르는지 사드 추가배치와 선제공격등 망발로 경제망치고 전쟁위험만들며

    김만배와 짜고 부산은행 불법대출봐줘 돈받은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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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ㅊㅊㅍㅎㅎ오 2022.02.26 22:39 신고
    기사 제목 소름이네
    댓글 또한 거기서 거기수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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