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연 아파트멘터리 대표
편집자주
20대 대선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소박하지만 당찬 바람들을 연쇄 기고에 담아 소개합니다.
성인이 돼서 대선이 늘 중요했지만, 이번 대선은 더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불혹의 나이라는 마흔을 맞이했고, 첫 직장의 퇴사 후 시작한 회사가 7년차가 되었으며 법인 등록과 함께 찾아온 딸 아이가 회사와 함께 7살이 된 해이기 때문이다. 내 한 몸을 건사하면 그만이던 지난날과 달리 나의 가족, 나의 회사로 책임감이 확장되면서 국가의 모든 사안들을 자연스레 공동체적 시선으로 연결시켜서 보게 됐다.
7살 딸은 말문이 트이던 시기부터 세상 속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가 마스크를 쓴 이들뿐이다. 마스크를 벗은 타인의 얼굴이 생경하고 친구의 얼굴을 그릴 때 마스크를 그리는 세상에 살고 있다. 친구와 손잡았을 때, 선생님이 포옹했을 때, 본능적으로 느껴야 할 사람의 온기가 부족한 채 우리 아이들이 자라고 있기에 이들이 그릴 미래는 자연스레 회색이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선택으로 탄생할 대통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따뜻한 것이라는 말을 딸에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회사는 스타트업에서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이라는 5년차에 코로나 시국을 맞았다. 불확실성의 하루를 보내는 스타트업들에 코로나 시국은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고통의 증대다. 직원들은 물론이고 회사들은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이 노력들이 몇 배가 돼야 겨우 이전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기업환경에 처해있다. 이럴 때일수록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닌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인도해주는 내비게이터의 역할을 국가가 해주기를 바란다.
스무 살, 학업을 위해 청운의 꿈을 안고 상경했을 때 서울이라는 도시가 낯설게 느껴졌지만 그 안에서 이룰 수 있는 꿈들이 있었고 가까이서 증명한 이들이 있었기에 장밋빛 미래를 그릴 수 있었다. 하지만 금수저와 흙수저, 유주택자와 무주택자로 누군가들의 노력을 쉽게 구분 짓는 지금 이 시대에 다시 스무 살이 돼 상경한다면 어떤 마음일지 상상한다. 아마 무력감과 불신만이 남지 않을까. 모든 것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각자가 노력하면 모두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지금 젊은 세대들에게 기만이다.
팬데믹으로 증폭된 사회적 불안감과 갈등은 사는 것이 점점 더 녹록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그렇기에 시대를 먼저 살아낸 사람들이 이런 시대에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아이들과 젊은 세대,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 내는 기업들에 더 귀를 기울이고 공감하며 그들이 포기하지 않고 꿈꿀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 줘야 한다. 이번 대선을 통해 이런 자세로 국민에게 뛰어들어서 희망을 제시할 대통령이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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