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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관, 러 압박 총력전...러 중앙은행 기습 제재로 '푸틴 군자금'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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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관, 러 압박 총력전...러 중앙은행 기습 제재로 '푸틴 군자금' 묶었다

입력
2022.03.01 16:3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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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 러 중앙은행 해외 자산 3분의 2 동결
구글·페덱스·디즈니...美 기업 러 압박 동참
백악관 "핵 전쟁 가능성 없어"...푸틴 위협 평가절하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경제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경제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닷새째인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은 민관이 모두 나서 전쟁 저지 총력전을 펼쳤다. 미 재무부는 러시아 외화 동결 작전을 금융시장이 열리기 전에 기습적으로 단행했다. 미국의 민간 온라인플랫폼, 정유, 배송, 영화업계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끊거나 사용을 제한하는 등 압박 공세 대열에 대거 가세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유럽연합(EU) 및 주요 7개국(G7), 폴란드ㆍ루마니아 정상들과 80분간 다자 전화회의를 열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황과 러시아 제재,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러시아가 긴장 완화 조처를 하지 않을 경우 가혹한 대가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 공격 준비 발언은 평가절하 식으로 제어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이 핵전쟁을 우려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미국의) 핵 경보 수준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 핵 전쟁은 일어날 수 없고, 전 세계가 이같은 위협을 줄이기 위해 조처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방의 러시아 금융제재가 본격화한 지난달 2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주민들이 은행 현금자동인출기(ATM) 앞에 장사진을 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로이터 연합뉴스

서방의 러시아 금융제재가 본격화한 지난달 2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주민들이 은행 현금자동인출기(ATM) 앞에 장사진을 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금융시장 압박은 수위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ㆍ스위프트) 결제망 퇴출, 러시아 금융자산 80% 보유 은행 제재 등에 이어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이 러시아 중앙은행과 국부펀드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기로 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6,310억 달러(약 725조 원)의 외화를 보유 중이나 지난해 6월 기준 미국 달러화가 16%, 유로화가 32%, 영국 파운드화가 7%에 달했다. 나머지 다른 통화와 금(22%), 중국 위안화(13%) 등도 보유 중이기는 하나 러시아 국내에 갖고 있는 외화는 120억 달러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보유 외환 중 3분의 2에 달하는 4,000억 달러는 뉴욕, 런던, 베를린, 파리, 도쿄 등의 다른 나라 금융기관에 보관돼 있어 이번 금융제재로 외화자산이 묶여버린 셈이다.

미 국무부에서 러시아와 유럽 제재를 이끌었던 에드워드 피시먼은 “미국과 유럽은 일거에 푸틴의 군자금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들었다”며 “푸틴의 침략 전쟁이 계속되는 한 러시아가 극적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밝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현직 관리들은 지난 반세기 동안 서방이 취한 가장 큰 제재 조치 중 하나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WP는 또 “이번 제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지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지만 러시아와의 적대감이 더 고조될 수 있다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미국 민간기업들도 러시아 고립 작전에 동참하고 있다. 페이스북, 구글, 유튜브, 트위터 등은 러시아 국영 매체의 수익 창출을 제한하고 콘텐츠에 따로 표시를 하는 등의 조처를 취하기로 했다. 대형 정유사 쉘은 러시아 천연가스 대기업 가즈프롬과의 합작 사업 중단 계획을 밝혔다. 페덱스와 UPS 등 미국의 대표 배송업체는 러시아 배송을 중단한다고 발표했고, 영화사 월트 디즈니도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러시아 내 영화 개봉을 중지하기로 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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