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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뿌리고 바른 코로나 살균·소독제, "과다 노출 땐 폐 손상 일으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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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뿌리고 바른 코로나 살균·소독제, "과다 노출 땐 폐 손상 일으킬 수도"

입력
2022.03.01 16:45
수정
2022.03.0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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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경희대 교수 연구논문 국제학술지 게재

올해 1월 강원 강릉시보건소 관계자가 선별진료소에서 살균소독제를 뿌리고 있다. 뉴시스

올해 1월 강원 강릉시보건소 관계자가 선별진료소에서 살균소독제를 뿌리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수시로 뿌리고 발랐던 소독제와 살균제가 호흡기로 유입될 경우, 치명적인 폐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당시 원인 물질 중 하나로 꼽혔던 '염화벤잘코늄'이 여전히 여러 소독제에서 광범위하게 다용량으로 사용되고 있어서다.

1일 경희대는 박은정 의과대 교수의 이 같은 연구 내용이 지난달 22일 국제 학술지 '독성학과 응용약물학(Toxicology and Applied Pharmac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손 소독제나 코 세정제, 점안제, 방부제, 보존제, 항균 티슈, 바닥 청소제 등 다양한 살균·소독용 생활용품에 사용되는 염화벤잘코늄에 호흡기 독성이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이 물질은 일부 가습기 살균제 제품과 항공방제용 소독제 등에도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에서 박 교수는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4가 암모늄계열 성분'인 염화벤잘코늄에 집중했다. 실험용 쥐에게 염화벤잘코늄을 반복 노출한 결과, 생존율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으나 폐 조직에서 만성 염증성 병변이 관측됐고, 폐 세포 면역체계도 일부 손상됐다.

일부 수컷 쥐에서는 백혈구 세포 수가 뚜렷하게 감소하는 증상도 관측됐다. 특히 염화벤잘코늄에 노출된 세포에서는 구조체 변형까지 관측됐다. 연구진은 "호흡기를 통해 유입된 유해물질에 대한 방어 형태가 성별에 따라 다를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박은정 경희대 의대 교수가 실험용 쥐에 염화벤잘코늄을 지속적으로 노출한 결과 반응. 경희대 제공

박은정 경희대 의대 교수가 실험용 쥐에 염화벤잘코늄을 지속적으로 노출한 결과 반응. 경희대 제공

물질 특성상 인체에 유입되기 쉽다는 점도 문제다. 박 교수에 따르면 염화벤잘코늄은 햇빛에 의해 광분해되는 데만 약 7.1일의 반감기가 필요하며, 스프레이로 뿌린 경우 먼지 등과 함께 공기 중에 부유할 가능성이 높다. 식당이나 카페처럼 수시로 소독제를 뿌릴 경우 꽤 많은 양을 들이마시게 된다는 뜻이다.

박 교수는 "보통 세포가 망가지면 면역 세포가 손상 부위로 몰려 치유를 돕는 게 일반적"이라며 "그러나 염화벤잘코늄은 이 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아 손상이 제대로 회복되지 못하고 만성 폐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소독제에 지속 노출되는 환경에서도 호흡기 건강을 유지할 염화벤잘코늄의 농도를 0.5㎍(1,000분의 1㎎) 수준으로 제안했다. 실제 환경부에서도 "코로나19에 대한 공기소독 효과는 확인된 바가 없다"며 "분무·분사 등 인체 노출 위험이 큰 소독 방식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코로나19 소독제 중 하나로 쓰이는 염화벤잘코늄은 물체를 닦는 데만 쓰고 공중에는 뿌리지 않아야 한다"는 지침을 내놓은 바 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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