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 한솥밥 먹었던 이상돈 중앙대 교수
"단일화 피로감 상당, 처음부터 안 될 거라 봤다"
"통합정부론 이재명보다 윤석열이 더 새겨야"
"저하고 국민의당 같이 했던 장진영 변호사가 재미있는 말을 했어요. 선거에서 이기고 싶으면 상대방이 안철수와 단일화 협상을 하게 하라. (단일화에 나선) 양쪽이 완전히 진이 빠지고 수렁에 빠지기 때문에 상대방이 득 본다는 얘기인데, 이번에 국민의힘도 수렁에 빠질 뻔했다가 마지막 순간에 나온 거죠."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자칭 '안잘알(안철수를 잘 아는 사람들)' 중 한 사람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무산된 야권 단일화에 대해 내린 촌평이다.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지낸 중도 보수 성향의 이상돈 명예교수는 안철수 후보가 만든 옛 국민의당에 합류해 비례대표 의원을 지내며 함께 일했지만, 안 후보에 대한 평가는 박한 편이다. 안 후보와 한솥밥을 먹었다가 등을 돌린 정치권 인사들 가운데 안 후보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리는 이른바 '안잘알'들이 적지 않다.
이 교수는 1일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과의 인터뷰에서 야권 단일화 협상에 대해 "처음부터 안 될 거라고 봤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꼽은 이유는 두가지다. ①"지지율 차이가 너무 커 단일화가 성사되기 어려운 구조에서 출발"했고 ②"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이슈가 국민들에게 큰 피로감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돈 "처음부터 야권 단일화는 안 될 거라고 봤다"
특히 이 교수는 "제가 안철수 후보를 겪어본 사람 아니냐"며 "'정치인 안철수'와의 협상, 협의는 쉽지 않다. 이준석 대표가 브레이크를 세게 건 것도 그 이유"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 교수는 "보수 성향의 신문들이 야권단일화를 촉구하는 사설과 칼럼을 많이 썼던데 속으로 웃었다. 안철수 후보를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안철수 수렁에 빠져서 지지율을 까먹고 손해를 봤다"며 "쓸데없이 단일화에 목을 매다가 완전히 지지율을 까먹어서 민주당이 오히려 해볼 수 있게 됐다"며 현재의 대선 판세를 짚었다.
최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법륜 스님 등 원로들이 국민통합 정부를 제안한 데 대해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윤석열 후보가 더 새겨들어야 할 말"이라고 강조했다. 야권이 정권교체를 하더라도 민주당이 180석에 달하는 국회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여소야대 정국이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띄운 통합정부, 정치교체 이슈에 대해 "선거용 기만"이라고 일축하며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통합정부론, 이재명보다 윤석열한테 더 필요한 문제"
이에 이 교수는 "윤 후보 측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자유겠지만,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최소 2년간은 국회에서 안정 의석이 없지 않느냐"며 "그렇다면 더 절실한 통합정부 수립, 국회와의 협력이 더 절실한 사람은 이 후보가 아니라 윤 후보인데,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이야기를 자꾸 하고 있다"며 "원로들이 하신 말씀은 윤 후보가 더 많이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라고 꾸짖었다.
한편 이 교수는 이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가 통합정부 구성 등을 골자로 정치 교체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사실상 단일화 수순에 돌입한 것에 대해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선거 국면에서도 굉장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후한 점수를 줬다. "문재인 정부에서 시장을 존중하는 개혁주의자였던 김 전 총리와 개혁주의자로 변화를 모색해온 이 후보가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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