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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와 돌담길 걸을까, 메타세쿼이아길 달릴까

입력
2022.03.05 10:00
수정
2022.03.0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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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좋은 담양 여행, 창평슬로시티와 메타세쿼이아랜드

담양 창평슬로시티 삼지내마을은 반려견이 산책하기에 편안한 흙길로 되어 있다. 촬영 협조 까망이(왼쪽)와 해피, 견주 이건호·임동욱 ⓒ박준규

담양 창평슬로시티 삼지내마을은 반려견이 산책하기에 편안한 흙길로 되어 있다. 촬영 협조 까망이(왼쪽)와 해피, 견주 이건호·임동욱 ⓒ박준규

반려동물 1000만 시대, 댕댕이도 당당히 가족여행의 동반자다. 견주들은 반려견 동반이 가능한지 아닌지로 여행지를 결정한다. 반려견과 함께 봄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담양의 관광지를 소개한다.

대중교통으로 담양까지 가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광주를 경유하는 것이다. 서울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광주송정역에 내린 다음 02번 좌석버스로 광주유스퀘어로 이동한 후 311, 311-1, 311-2번 농어촌버스를 타면 된다. 반려견과 동반 여행이라면 현지에선 렌터카를 추천한다. 아쉽게도 담양에는 반련견 탑승을 허용하는 렌터카 업체가 없다. 광주송정역의 롯데렌터카에서 반려견 동승이 가능한 차량을 빌릴 수 있다.

돌담길, 흙냄새... 댕댕이도 상큼한 창평슬로시티(삼지내마을)

창평슬로시티 삼지내마을은 동쪽의 월봉산과 남쪽의 국수봉이 마치 봉황이 날개를 펼치고 감싸 안은 형상이라고 한다. 월봉천, 운암천, 유천 등 세 개의 하천이 마을 아래에서 모인다고 해서 삼지내라 부른다.

담양 창평슬로시티 삼지내마을 포토존. ⓒ박준규

담양 창평슬로시티 삼지내마을 포토존. ⓒ박준규


삼지내마을 여행의 출발지인 창평면사무소. ⓒ박준규

삼지내마을 여행의 출발지인 창평면사무소. ⓒ박준규

삼지내마을은 전통문화를 지키며 자연과 어우러진 삶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한다. 덕분에 2007년 12월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완도 청산도, 신안 증도, 장흥 유치면과 함께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로 선정됐다. 대한민국 ‘느린 여행지’의 선두주자인 셈이다.

여행은 어렵지 않다. 창평면사무소 소공원을 출발해 반려견이 이끄는 대로 다니면 된다. 고광표(고재환) 가옥, 고재욱 가옥, 고정주 고택, 고재선 가옥 등 조선 후기 전통적인 사대부 가옥과 옛 돌담길을 걸으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여행하는 느낌이 든다.

삼지내마을의 고재선 가옥. 남방 가옥의 형태를 띤 조선 후기 전통적인 사대부 가옥으로 알려져 있다. ⓒ박준규

삼지내마을의 고재선 가옥. 남방 가옥의 형태를 띤 조선 후기 전통적인 사대부 가옥으로 알려져 있다. ⓒ박준규


삼지내마을의 정겨운 문패. ⓒ박준규

삼지내마을의 정겨운 문패. ⓒ박준규


삼지내마을에서는 다양한 슬로푸드도 맛볼 수 있다. ⓒ박준규

삼지내마을에서는 다양한 슬로푸드도 맛볼 수 있다. ⓒ박준규


겉보기에는 영화나 드라마 촬영장 같아도 실제로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슬로시티라는 이름대로 발걸음도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주민도, 여행객도, 반려견도 심지어 시간도 느리게 흘러간다. '보성댁' '황씨잡화상' '맛있는쌀엿집' 등 대문 명패가 정겹다. 창평쌀엿, 전통발효식품, 약초밥상, 꽃차 등 슬로푸드도 다양하다.

창평슬로시티의 최고 미덕은 돌과 흙을 사용해서 만든 토석담이다. 비교적 모나지 않은 화강석 계통의 둥근 돌을 사용했는데, 돌과 흙을 번갈아 놓은 줄눈이담장과 막 쌓은 담장이 섞여 있다. 대체로 하부에는 큰 돌을, 상부로 갈수록 작은 돌을 올렸다. 오랜 세월 부서진 곳을 조금씩 보수하며 마을의 명물이 되었다.

당연히 돌담으로 둘러진 마을 안길 산책이 여행의 백미다. S자형으로 굽은 모양도 예쁘지만 한옥과 어우러져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나이 든 사람에게는 옛 추억을 더듬는 곳이고, 젊은 층에게는 레트로 감성이 가득한 포토존이다. 편안한 흙길이니 반려견이 돌아다니기에 이보다 좋을 수는 없을 듯하다. 창평슬로시티는 순천 조례호수공원, 화순 동구리호수공원과 함께 전라남도에서 3월 추천 여행지로 선정한 곳이다.

S자형으로 굽은 물길과 나란히 이어지는 삼지내마을 안길. ⓒ박준규

S자형으로 굽은 물길과 나란히 이어지는 삼지내마을 안길. ⓒ박준규


삼지내마을 안길은 전통 한옥과 어우러져서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삼지내마을 안길은 전통 한옥과 어우러져서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한국 최고의 원림 소쇄원과 메타세쿼이아랜드

인근에 한국의 전통 정원 중 최고의 원림으로 평가받는 소쇄원이 있다. 양산보가 기묘사화(1519) 후 스승 조광조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현실 정치에 거리를 두고 자연 속에서 숨어 살고자 조성했다.

그의 두 아들이 고암정사와 부훤당을 세우고 조선 최고의 별서정원으로 완성시켰다. 임진왜란으로 폐허가 된 것을 손자 운천이 재건했다. 대봉대, 광풍각, 제월당 등 건물과 주변 풍경이 잘 어우러져 있다. 대숲을 비롯해 소나무, 오동나무, 측백나무, 산수유나무, 단풍나무, 등나무, 버들 등 다양한 조경수가 심겨 있다. 맑은 공기 덕분에 반려견과 조용히 거닐기에 제격이다.

가장 아름다운 한국의 전통정원으로 꼽히는 소쇄원. ⓒ박준규

가장 아름다운 한국의 전통정원으로 꼽히는 소쇄원. ⓒ박준규

읍내에는 담양의 명물 메타세쿼이아랜드가 있다. 길 양편으로 줄지어 늘어선 나무가 마치 영국 근위병처럼 외지인을 맞이한다. 여러 매체에 소개된 만큼 아무데서나 찍어도 ‘인생사진’이다.

가로수가 관광자원이 되기까지 곡절이 많았다. 1972년 담양 읍내를 지나는 국도 24호선 5㎞ 구간에 5년 생 메타세쿼이아 1,300그루을 심은 게 시작이다. 잘 관리된 가로수는 2002년 산림청과 ‘생명의숲’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 숲’으로 선정하며 유명해졌다.

풍광 좋은 건 사람뿐 아니라 반려견도 안다. 이국적인 풍경과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특유의 냄새를 맡으며 주인을 이리저리 끌고 신나게 달린다. 바로 옆에 메타프로방스가 있다. 음식거리, 패션거리, 디자인공방, 체험공간으로 구성돼 있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과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소쇄원과 메타세쿼이아랜드 입장료는 각각 2,000원이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산책하는 까망이와 해피. ⓒ박준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산책하는 까망이와 해피. ⓒ박준규


메타프로방스에서 포즈를 취한 까망이와 해피. ⓒ박준규

메타프로방스에서 포즈를 취한 까망이와 해피. ⓒ박준규

이것만은 지키자... 반려견 동반 여행 에티켓


1. 거주 지자체에 반려견 등록 및 광견병 예방접종 실시
2. 대중교통(KTX, SRT, 고속버스) 이용 시 전용 가방에 넣고 탑승
3. 관광지 입장 시 목줄(2m 이내) 착용(공격성 있는 반려견은 입마개도 함께 착용)
4. 반려동물의 배설물 수거(배변봉투 준비)

박준규 대중교통여행 전문가 blog.naver.com/saka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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