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한 뒤 오늘 아침 일찍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두 후보는 어제 밤 마지막 TV토론을 마친 직후 서울 모처에서 0시부터 새벽 2시30분까지 회동했습니다. 두 후보는 회견에서 국민통합과 과학기술 강국 등을 골자로 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대선 직후 합당 계획도 밝혔습니다. 야권 단일화가 극적으로 성사되면서 이번 대선 정국은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것이어서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입니다.
먼저 안 후보가 마음을 바꾼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결정적 계기는 윤 후보의 지난달 27일 단일화 결렬 통보 기자회견 이후 지지율 변화입니다. 당시 윤 후보는 단일화가 사실상 합의됐는데 안 후보가 막판에 깼다며 협상일지까지 공개했습니다. 단일화의 책임을 안 후보에게 돌린 것입니다. 이후 안 후보에 대한 보수 지지층의 비난이 집중됐고 안 후보 지지율이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결국 안 후보는 만약 윤 후보가 패배하면 정권교체 실패 책임이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안 후보 측은 윤 후보 기자회견 이틀 뒤인 어제 재협상을 제안해 장제원-이태규 라인이 다시 가동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공교롭게도 어제 밤 마지막 TV토론에서 두 후보 모두 어두운 감색 양복에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토론도 당초 안 후보가 윤 후보를 공격하리라는 예상을 깨고 온건한 질문을 해 여운을 남겼습니다.
이번 단일화로 윤 후보가 초박빙 대선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전투표 직전에 극적으로 성사된 것이어서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에 큰 소구력이 있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이미 단일화가 여론조사에 반영돼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단일화 밀고당기기가 오래 이어져 피로감이 있는데다 안철수 이름이 찍힌 투표용지가 나온 점도 시너지를 제약하는 요인입니다.
일각에선 단일화에 대한 반발 작용으로 이 후보 지지층이 결집할 거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과거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결렬때 위기감을 느낀 진보 지지층이 노무현쪽으로 결집했던 것과 같은 현상입니다. 단일화 영향력은 오늘부터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돼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모든 게 깜깜한 상태에서 여론은 꿈틀거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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