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딘스키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
"우크라 대표단 3일 아침 도착할 듯"
양국 입장차 커 구체적 성과 여부 미지수
당초 2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이었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2차 회담이 3일로 연기됐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회담장 도착이 지연되면서 빚어진 일이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회담 장소도 공개됐다. 1991년 12월 소련 해체 및 독립국가연합(CIS) 창설 협정이 맺어졌던 역사적 장소에서 회담이 열린다.
러시아 대표단장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은 2일 저녁 벨라루스의 폴란드 접경 지역 브레스트주 ‘벨라베슈 숲’에 설치된 회담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키이우(키예프)를 출발해 회담장으로 오고 있다”고 밝혔다. 메딘스키 보좌관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했다”며 “그들은 3일 아침에야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러시아 대표단의 구성은 1차 회담과 같으며, 휴전과 안전 대피 통로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지난달 28일 열린 1차 회담에서도 ‘안전상의 이유’로 당초 예상보다 하루 늦게 도착한 바 있다.
2차 회담에서도 가시적 성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1차 회담에서 양국의 입장차가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 고문은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1차회담에서 러시아 측에 즉각적인 적대행위의 중지와 돈바스·크림반도를 포함한 자국 영토에서 러시아군의 철군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아레스토비치 고문은 이날도 “이번이 두 번째지만 똑같을 것 같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측도 완강하다. 돈바스지역의 친(親)러시아 반군이 세운 도네츠크공화국과 루한스크(루간스크)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하고 우크라이나의 동맹 비가입을 명문화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크림반도 철군 요구에 대해서는 논의 대상조차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크림반도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회담이 열리는 벨라베슈 숲은 구(舊)소련 지도부의 별장이 있던 곳으로 1991년 12월 8일 보리스 옐친 당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 레오니트 크라프축 당시 우크라이나 공화국 대통령, 스타니슬라프 슈슈케비치 당시 벨라루스 공화국 최고회의(의회) 의장 등 3개 소련 구성 공화국 정상이 모여 소련을 해체하고 CIS를 창설하는 협정을 맺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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