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K컬처의 현안을 들여다봅니다. 김윤하, 성상민 두 대중문화 평론가가 콘텐츠와 산업을 가로질러 격주로 살펴봅니다.
△조소앙 평전
김인식 지음. 한국민족운동사에서 다각도로 조명받은 독립운동가 조소앙(1887∼1958)의 삶을 재조명한 평전이다. 조소앙의 일대기를 대한민국 현행 헌법의 근간인 삼균주의(三均主義) 사상의 발전 과정과 함께 서술한다. 정치·경제·교육 균등을 추구하는 삼균주의는 조소앙이 1930년 무렵 정립했고, 1941년 임시정부의 대한민국건국강령의 정책 노선으로 채택됐다. 저자는 임시정부의 역사와 궤를 함께한 조소앙의 관계성을 하나의 축으로 삼아 조소앙의 실천적 민족지성을 강조한다. 민음사·784쪽·3만5,000원
△태종 평전: 호랑이를 탄 군주
박현모 지음. 태종 이방원의 국가 경영 역사를 중심으로 리더의 진면목을 제시한다. 태종의 절대적 국가관과 인재 등용의 원칙, 권력 쟁탈 속에서의 개혁 입법과 실용 외교에 능했다. 적절한 시기에 권좌에서 스스로 물러난 '성공적 왕위 승계 작업'도 업적으로 꼽힌다. 저자는 "태종은 위기 경영 측면에서 탁월한 능력을 가진 군주였다"며 "태종 이방원의 강명한 리더십에서 뛰어난 지도자의 자격과 지도자를 보는 안목을 발견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흐름출판·368쪽·2만2,000원
△유대인 문제와 정치적 사유
한나 아렌트 지음. 홍원표 옮김. 아렌트가 말하는 ‘유대인 문제’에 대해 다룬 글을 엮은 모음집이다. 정치 현실에 맞서 고민한 아렌트의 젊은 날의 비판적 성찰을 엿볼 수 있다. 아렌트는 유대인이 당면한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 왔는가를 지성사 맥락에서 밝히고, 유대 민족의 존재론적인 문제를 함께 고민한다. 1930년대 초반 시온주의 운동에 참여하면서는 유대인 문제를 정치 문제로 인식한다. '유대인 문제' 범주에 포함되는 1930년대와 1940년대 글이 망라돼 있다. 한길사·1,004쪽·4만8,000원
△낯선 삼일운동
정병욱 지음. 우리에게 낯선 3·1운동의 참여 민중을 탐구한다. 저자는 엘리트 중심으로 서술된 역사를 비판한다. 민중의 주변화나 실종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대신 3·1운동에 참여한 민중의 개인 생애에 주목한다. 민중의 삶과 일상을 들여다보기 위해 여러 차례에 걸쳐 현장을 답사하고 사료를 분석했다. 저자는 "책이 '자신의 삶의 조건에 규정되면서도 그 조건을 전유하면서' 살아나갔던 민중에 주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역사비평사·328쪽·1만7,000원
△에릭 홉스봄 평전: 역사 속의 삶, 역사가 된 삶
리처드 J.에번스 지음. 박원용·이재만 옮김. 에릭 홉스봄의 인생이나 이념을 넘어 인간적이고 사적인 측면까지 모두 담아낸 전기다. 타계 10주기를 기념해 방대한 기록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미발표 기록물과 가족 인터뷰 등도 생생하게 담겼다. 홉스봄의 일대기인 동시에 20세기 역사 그 자체로, 1차 세계대전 종전부터 1990년대 프랑스 문화 엘리트층의 지적인 정치까지 20세기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그렸다. 책과함께·984쪽·4만3,000원
△경성의 화가들, 근대를 거닐다 북촌편, 서촌편
황정수 지음. 북촌과 서촌을 중심으로 활동한 많은 미술가들에 대해 다룬다. 개별 미술가들의 생애와 작품뿐 아니라 이들에게 영향을 준 환경도 함께 담았다. 북촌편에서는 서양화의 시작점 고희동부터 인물화의 귀재 김은호, 그리고 그의 제자들 이야기를 훑는다. 서촌편에서는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 채색화의 전설 천경자 등의 생애를 훑는다. 푸른역사·388쪽,328쪽·세트 4만2,000원
△한국 가족: 신가족주의에서 포스트가부장제로
이재경 지음. 산업화 이후의 가족의 변화를 젠더, 불평등,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본다. 21세기에 들어 호주제의 폐지와 함께 가부장제의 이념적 소멸이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결혼과 가족 생활에서 근대 젠더 규범은 지속된다. 이에 한국 가족 변화를 근대 젠더 이원론의 재구성 과정으로 설명하며, 결혼과 가족을 우리 사회의 불평등 재생산 매개로 표현한다.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208쪽·2만3,000원
△코드 브레이커: 제니퍼 다우드나, 유전자 혁명 그리고 인류의 미래
월터 아이작슨 지음. 조은영 옮김. 노벨상 수상 여성 과학자 제니퍼 다우드나의 첫 공식 전기다. 여성 과학자로서의 성장기와 유전자 편집 기술의 발전사를 담았다. 제니퍼 다우드나의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은 생명과학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덕분에 세계 최초 맞춤형 아기의 탄생부터 코로나19 백신 개발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유전자 조작은 미래를 좌우할 힘이 되는 동시에 인류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겨준다. 어디까지가 ‘좋은 사용’이고 어디부터 ‘잘못된 사용’인가. '스티브 잡스'를 쓴 유명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이 오랜만에 집필한 책이다. 웅진지식하우스·696쪽·2만4,000원
△나를 발견하는 뇌과학: 뇌과학이 말하는 자아감 성장의 비밀
사라-제인 블레이크모어 지음. 이경아 옮김. 뇌의 발전 과정과 '사춘기'의 색다른 행동을 뇌과학으로 풀어 나간다. 청소년기에는 긴 기간에 걸쳐 자아감 변화를 경험하는데 이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 스스로에 대한 평가에 의해 일어난다. 저자는 이러한 뇌 발달이 어느 시점 멈추지만 새로운 정보나 사실을 익히는 능력은 언제든 발휘될 수 있다고 말한다. 문학수첩·312쪽·1만6,000원
△내 생의 중력에 맞서: 과학이 내게 알려준 삶의 가치에 대하여
정인경 지음. 삶에서 피할 수 없는 생로병사를 인간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 주목한다. "생로병사의 관문이 '중력'과 같다"고 말하는 저자는 피할 수 없는 중력과 같은 죽음과 질병, 노화, 망각 등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도록 과학의 틀로 설명한다. 저자는 "삶의 고통이 우리를 지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라며 "과학은 소수의 엘리트가 독점하는 힘의 언어가 아닌 인간의 무지를 깨고 세상을 바꾸는 해방의 언어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한겨레출판·312쪽·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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