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2일 긴급특별총회를 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침공 일주일 만에 나온 지각 결의이나 유엔 이름으로 러시아 전쟁행위를 규탄한 의미는 크다.
즉각적이고 완전하며 무조건적인 러시아 철군을 요구한 결의에는 한국을 포함해 압도적인 141개국이 찬성했다. 중국 인도 이란 등 35개국이 기권했고, 북한 시리아 등 5개국은 반대표를 던졌다. 전쟁행위를 금지한 유엔헌장을 위반한 러시아를 비난하는 것에 눈감는다면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책무를 저버린 행위다. 평화 시기가 아닌 전쟁 상황에서 유엔헌장을 이행하는 것이야말로 회원국의 의무다.
유엔 긴급특별총회의 개최 근거인 ‘평화를 위한 단결‘ 결의는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한국 지원의 길이 열렸듯이 이번 결의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사회의 연대와 지원이 확대되기 바란다. 국제형사재판소(ICC) 역시 러시아의 잔학행위를 신속히 조사해 더 이상의 민간인 피해를 막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국제사회의 압박이 커지자 러시아는 휴전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와의 2차 협상에서 이를 다루겠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당장 폭격부터 중단하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1차 협상 진행 중에 민간인 주거지역에 로켓 공격을 가하는 만행을 저지른 걸 국제사회는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도 러시아는 전투기와 헬기로 스웨덴과 일본 영공을 잇달아 침범하고 세계를 향해 핵무기를 동원한 3차 대전을 협박하고 있다. 이런 러시아를 믿어주고 상대할 세계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전 세계가 정부는 물론 민간 기업, 스포츠, 문화 예술분야에서 러시아를 퇴출시키고 손절하는 상황을 무겁게 봐야 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세계인이 반러 행동에 나선 것은 유사 이래 없던 전쟁 양상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유엔 결의가 보여준 국제사회 목소리와 벌써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우려되는 국내상황을 무시하면 정치기반마저 잃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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