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엿새 전인 3일 현재 판세는 초접전. 아슬아슬한 힘의 균형에 균열을 내는 '폭탄'이 터졌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양보를 극적으로 받아내 '정권 교체를 이룰 야권 단일 혹은 유일 후보' 타이틀을 따낸 것. 안 대표는 대선후보에서 곧바로 물러났다.
이에 따라 대선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3자 대결이 됐다.
사전투표 하루 전에 극적으로 성사된 단일화로 윤 후보가 먼저 웃었다. 그러나 안 대표의 오락가락 행보 탓에 역풍도 상당할 전망이다. 대선일인 9일 누가 최후에 웃을지는 당분간 누구도 확언할 수 없다.
윤석열 안철수 "더 좋은 정권교체 위해" 전격 단일화
윤 후보와 안 대표는 이날 새벽 2시간 30분의 회동 끝에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이어 국회에서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했다. 또 "우리가 함께 만들고자 하는 정부는 미래지향적이며 개혁적인 국민통합정부”라고 했다.
두 사람은 집권하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부터 함께 운영하고 △공동정부를 구성하며 △합당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맺은 'DJP연합'을 본뜬 것이다.
'정권교체 여론 결집' vs '야합'... 엇갈리는 단일화 평가
단일화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와 안 대표를 저울질하던 정권 교체 민심이 결집할 것을 기대한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국민 염원인 정권교체가 성큼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초접전 판세를 깰 만한 분위기를 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단일화는 역대 대선에서 입증된 단일화의 성공 요건, 즉 '명분'과 '시기'를 충분히 충족하지는 못했다. 국민의힘은 단일화 명분으로 '정권교체'를 내걸었다. 그러나 이는 국민의힘의 '목표'이지, 정책과 노선이 다른 두 당의 대선후보가 손잡은 이유를 유권자들에게 납득시키는 '명분'으론 부족하다.
안 대표는 '단일화 제안-파기'를 반복하고, 대선 완주 약속을 스스럼없이 깨면서 스스로 상처를 입었다. 이에 따라 단일화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안 대표의 갑작스러운 결정으로 지난달 28일 완료된 재외선거에서 안 대표를 찍은 유권자의 표는 사표가 됐다. 이재명 후보로 마음을 굳히지 못했던 민주당 지지층이 총결집하는 것도 변수다.
단일화가 대선 승리로 이어지면, 안 대표는 국무총리직을 비롯한 내각 지분과 국민의힘 당권 등 큰 지분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국민의힘을 더 실용적인, 중도적 정당으로 만드는 데 공헌하고 싶다" "국회의원의 입법 활동을 성과로 보여주는 행정적 업무는 하지 못했다" 등의 발언으로 두 가지 여지를 동시에 남겼다. 물론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 '약속'을 지킬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자리 나눠 먹기 야합"
이재명 후보는 “세상에 잔파도가 많지만 민심의 도도한 물결은 파도가 거부할 수 없다”며 지지층의 동요를 막았다.
민주당엔 초비상이 걸렸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윤 후보와 안 대표의 단일화는 '자리 나눠 먹기형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강병원 수석대변인은 “안 대표는 단군 이래 최악의 거짓말쟁이”라며 단일화 효과를 깎아내렸다. 민주당은 단일화 발표 직후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24시간 비상체제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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