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040 도시기본계획에서 '35층 룰 폐지'
경직된 용도지역도 복합화 개편하기로
유연한 도시 경관과 재건축 사업 탄력 기대하지만
집값 자극 불가피할 듯
서울시가 '35층 룰'을 8년 만에 폐지하고 용도지역제 개편에 나서자 '오세훈표 도시계획'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단조로운 스카이라인에서 벗어나 다양한 도시 설계가 가능해지고 초고층을 원하는 재건축 단지의 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어서다.
다만 "토지가격 자극 부작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언과 다르게 규제 완화로 인한 땅값 상승 등의 여파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진단이다. 새로운 용도지역제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의 개념이 아직 추상적 수준에 그쳐 목표로 잡은 2024년까지 법제화가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3일 부동산 업계와 전문가 등은 이날 오 시장이 발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안'을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단조로웠던 도시 풍경에서 벗어날 수 있고, 주거기능과 상업기능이 한데 섞인 혼합개발이 활성화되면 균형발전을 촉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35층 높이 기준이 폐지되면 '병풍 아파트'나 '홍콩 아파트' 등 고밀 개발의 폐해로 지적돼온 부작용을 줄일 수 있게 된다"며 "주거환경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조치"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3기 신도시를 비롯해 최근에는 혼합 형태로 지역을 조성하는 게 트렌드"라면서 "용도지역제 복합화는 변화한 사회 모습과도 맞닿아 있다"고 짚었다.
재건축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35층 제한에 맞춰 이미 인가를 받은 단지에서도 설계안 변경을 검토하겠다는 반응이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 시공사인 GS건설로부터 '68층 초고층 설계안'을 제시받은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규제 완화 정책이 발표된 만큼 기존 설계안대로 진행하기보다는 68층 설계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주택 시장 자극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35층 룰 폐지는 인근 입주자들의 조망권 프리미엄을 강화하고, 비욘드 조닝이 용적률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개편될 경우 지가 상승이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송승현 대표는 "용적률이 유지된 채 고층화되면 희소성이 올라가 가격이 되레 뛸 것"이라며 "공공 기여 등 공공성 강화를 위한 조치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실화까지 밟아야 하는 행정 절차가 산적한 것도 과제다. 서울시에 따르면 35층 룰 폐지는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연내 확정 공고가 목표고, 용도지역제 개편은 내후년까지 법제화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비욘드 조닝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구상 단계의 계획"이라면서 "복합화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따라 국토계획법이나 시행령 등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추후 유관기관과 협의를 거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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