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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폭발' 에도 밤 11시 연장 설명은... "1시간 더 먹어도 큰 차이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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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폭발' 에도 밤 11시 연장 설명은... "1시간 더 먹어도 큰 차이 없더라"

입력
2022.03.04 18:00
수정
2022.03.04 21: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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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위중증·사망 환자 수 모두 끓어오르기 시작
김부겸 총리 "생계가 어려운 분들 생각해달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부 완화한 4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관계자가 새로운 거리두기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부 완화한 4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관계자가 새로운 거리두기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뉴시스

5일부터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제한 시간이 오후 10시에서 11시로 1시간 연장된다. 9시에서 10시로 연장한 지 2주 만에 또 1시간 연장이다. 방역당국은 1시간 연장해도 추가 확진자는 최대 10% 수준이란 점을 근거로 내세웠지만, 정작 추정치를 계산한 곳에서는 "과소평가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11주째 고강도 방역 ... "자영업자 어려움 이해해달라"

4일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당초 13일까지 적용될 예정이던 현 거리두기를 앞당겨 조정해, 5일부터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시간을 오후 10시에서 11시로 1시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결정 이유에 대해 "11주째 계속되는 고강도 거리두기로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한계에 달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SNS에 별도의 글을 올려 이 같은 결정 배경에 대해 "동일인이 저녁 식사를 이어가는 것은 그렇게 큰 편차가 없을 것이라는 현장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내린 결론"이라면서 자영업자와 의료계 양측에 양해를 구했다.

이 같은 기조를 반영한 듯 방역당국은 "다음 번 거리두기 조정안이 적용되는 21일부터는 대폭 완화하겠다"는 뜻까지 밝혔다.

병상 문제 지적에 "731명 일반병상으로 가라" 권고

방역지표는 악화일로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6만6,853명에 달했다. 하루새 7만 명 가까이 급증했다. 위중증 환자는 797명에 달했고, 사망자는 186명으로 전날보다 58명이나 증가하며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2,903명 많은 24만7,792명으로, 동시간대 최다를 기록했다. 20만 명대 확진자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 위중증,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병상을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는 전문가들 지적("거리두기 생색보다 병상 더 챙겨라")을 감안해 방역당국은 병상 효율화 작업에도 착수했다. 방역당국은 이날 준중증·중등증 병상에서 지낸 지 10일이 지났고, 현재 산소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731명에 대해서는 일반병상으로 이동을 권고했다. 중증화율이 낮은 오미크론의 특성을 감안, 그간 중환자 병원에만 적용되던 이동 권고를 그 아래 단계 병상에까지 확대 적용한 것이다.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확진자 및 재원중환자 발생 예측. 질병관리청 제공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확진자 및 재원중환자 발생 예측. 질병관리청 제공


거리두기 완화로 확진자 10% 는다? ... 근거는 불명확

거리두기를 대대적으로 푸는 것은 유행 규모의 정점을 확인한 뒤에라도 늦지 않다는 의료계의 잇단 경고를 의식한 듯, 정부는 1시간 연장의 과학적 근거에 대해 설명하려 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거리두기 완화가 정점 규모에 미치는 영향이 10% 이내 수준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10% 정도의 증가 규모는 현재 의료체계 내에서 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질병관리청과 거리두기 조치 완화에 따른 효과 분석을 공동으로 진행한 김찬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계산과학센터 책임연구원은 "이번 분석은 '9시 4인' '10시 8인' '자정 무제한' 세 가지 경우를 기준으로 이뤄졌으며 영업시간을 1시간 늘린 '11시'였을 경우는 계산하지 않았다"며 "여기다 방역패스 중단에 따른 변동은 반영되지 않아 과소추정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확산세 자체가 이미 방역당국 예상치를 넘어서고 있는데 너무 안이한 판단 아니냐는 얘기다.

영유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전국 초·중·고교가 일제히 개학하면서 어린이용 해열제·감기약의 품귀 현상이 일고 있는 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약국에 어린이 감기약이 놓여 있다. 뉴시스

영유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전국 초·중·고교가 일제히 개학하면서 어린이용 해열제·감기약의 품귀 현상이 일고 있는 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약국에 어린이 감기약이 놓여 있다. 뉴시스


확진자 폭증에 일부 약국에선 감기약조차 '품귀'

20만 명대의 확진자가 연일 쏟아지면서, 이젠 감기약조차 제때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불만까지 나온다. 확진자 폭증으로 해열제나 해열 성분 감기약 등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아이 3명을 포함, 일가족 5명이 모두 확진 판정받았다는 A씨는 "아이들에게는 감기약이라도 먹이려고 동네 약국에 갔는데 모두 동나서 지방에 계신 부모님 통해 겨우 구했다"며 "증상이 상대적으로 경미하니 괜찮을 것이라고만 할 게 아니라 이런 부분도 잘 살펴봐줬음 좋겠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번 정부의 결정이 확산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해도 국민들께는 병원, 약국 등을 통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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