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일주일 만에 피난민 수가 10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마다 탈출하려는 이들과 보내는 이들 간의 눈물겨운 작별인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수도 키이우에서 리비우를 거쳐 폴란드로 이어지는 루트는 가장 대표적인 피난 경로다. 그에 따라 두 도시의 거점 역사를 비롯해 국경을 가로지르는 도로 주변에선 떠나는 여성, 노인, 아이들과 떠나보내는 남성들의 이별이 빈번하다. 갓 고교를 졸업한 청년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지만, 열차에 오르기 전 마지막 입맞춤을 나누거나 차창을 사이에 두고 서로 손을 맞대며 미래를 기약하는 모습은 모두 한결같다.
공식 개전일인 지난달 24일 이전 국경을 넘은 이들은 가족·연인과 피난 여정을 함께할 수 있었으나, 개전 이후 18~60세 남성들이 국가총동원령에 의해 출국이 금지되면서 불가능해졌다. 최근 전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외국에 거주 중인 동원대상자들까지 귀국길에 오르고 있어, 생이별을 겪는 우크라이나인들은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리비우 버스터미널에서 두 살배기 딸과 아내, 어머니를 폴란드행 버스에 태워 보낸 30대 남성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족들을) 곧 다시 볼 수 있다고 믿는다”라면서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남성의 아버지 역시 피난길에 오르지 못하고 리비우에 남았다.
유엔난민기구는 3일 우크라이나 난민 규모에 대해 ‘최근 수십년을 통틀어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한 피난 행렬'이라고 경고했다. 1일 66만 명이던 피난민 수는 불과 이틀 만에 34만 명이 증가했다. 우크라이나 난민 행렬은 이미 1991년 유고슬라비아 전쟁 이후 유럽 최대의 난민 사태로 기록됐지만,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피난민의 반 이상이 폴란드로 향했고, 그들 대부분은 여성과 아이들이다. 아직까지 공식 집계는 없지만, 유엔아동기금은 보호자 없이 홀로 피난 생활 중인 아동의 수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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