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모범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尹 겨냥 "증오와 혐오는 정치가 갈 길 아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우리나라에서는 여성 인권 활동가가 마스크를 벗는 일이 여전히 신변의 위협을 무릅써야 하는 일이라는 우려가 나온다며, 여성이 사회적 약자임은 "아프지만 우리가 외면해서는 안되는 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에서 "여러 커뮤니티에 달린 댓글을 봤다. 마스크를 벗고 찬조 연설을 한 박지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을 신변 위협으로부터 지켜줘야 한다는 호소가 더 많았다"며 글을 열었다. 그는 "세계 민주주의 모범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상장법인 여성임원 비율 5.2%,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리천장지수 9년째 꼴찌, 여성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율 45% 등의 수치를 언급했다. 여전히 많은 여성이 면접에서 결혼이나 출산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는 것, 직장을 포기할 수 없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것, 임금과 대우에서의 성차별을 나열하며 "이것이 대한민국 성평등의 현주소"라고 짚었다.
이 후보는 "이 고통을 해결하는 것이 전적으로 정치의 몫"이라며 "그 방법은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해 "여성가족부 폐지,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 등 자극적인 언사로 증오와 혐오를 격화시키는 것은 정치가 갈 길이 아니라고 믿는다"고 했다.
윤 후보의 '성인지 감수성 예산 줄여서 핵 위험 막자'는 발언은 "사실과 다른 맹목적 선동"이라며 "여성과 남성을 편 가르고 안보 포퓰리즘에 반북정서까지 더하는 나쁜 정치의 전형"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 후보 자신은 "여전히 여성의 고통을 다 알지 못한다"고 했다. 또 "노력하고 있지만 (내게) 가부장제의 잔재도 남아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부족함을 인정하고, 끊임 없이 경청하고,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법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 글이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올 지 모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여성뿐 아니라 모든 국민을 위해 좀 더 유용한 도구가 되는 길이라 믿는다"며 글을 마쳤다.
박지현 "두려운 건 피해자들 두렵게 만드는 사람이 대통령 되는 것"
'추적단 불꽃'으로 활동하며 n번방의 존재를 처음 세상에 알린 박 부위원장은 4일 공개된 이 후보 방송 찬조 연설에 나서며 처음 마스크를 벗었다. 그는 "온라인 상에서 가해자들이 제 마스크 벗은 사진을 구하고 다니더라. 딥페이크 합성을 하기 위해서다"라며 "마스크를 벗기까지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박 부위원장은 "하지만 저는 이제 그 어떤 것도 무섭지 않다"고 했다. "무엇보다 두려운 건 여가부를 폐지해 피해지원을 받고 있는 수많은 피해자들을 두렵게 하고, 무고죄 처벌을 강화한다는 공약으로 가뜩이나 신고가 어려운 성폭행 피해 신고를 더 어렵게 한다는 그 말이,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이 가장 두렵고 끔찍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