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22 흥행 찬물 끼얹은 GOS 논란
'6만전자' 고꾸라지자 뿔난 개미투자자
"주총 안건 반대로 개미투자자 목소리 내야"
"제대로 된 회사라면 이렇게 잘못된 경영을 하는 경영진들이 잘려나가고 교체돼야 합니다. 무능력한 경영진들에게 통렬한 비토를 날려주세요."
최근 삼성전자 직장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블라인드에 올려진 게시글에선 작성자의 분노가 그대로 전해졌다. 자신을 삼성전자 직원으로 소개한 그는 "이달 16일 열릴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의 단결력을 보여주자"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미 반대표 던졌다", "주총장에 직접 가서 따져묻겠다" 등을 포함해 그의 주장에 동참한 의견들도 뒤따랐다.
연초부터 불거진 잇따른 악재에 삼성전자 주주들이 뿔났다. 불투명한 미래 전망 속에 올해 야심작으로 선보인 '갤럭시S22' 스마트폰의 성능 저하 논란에 이어진 대량의 기밀 정보 해킹과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의 경쟁력 악화 등이 겹치면서다. 벌써부터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조만간 열릴 주주총회에서 확실한 목소리를 내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는 모습이다.
갤S22 속도 저하 논란에 해킹 피해까지...'관리의 삼성' 어디갔나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를 둘러싸고 내외부에서 악재가 겹치고 있다. 우선 출시부터 제기된 갤럭시S22의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와 연관된 속도 저하 논란부터 예사롭지 않다. GOS는 스마트폰에서 게임 등 고사양의 응용소프트웨어(앱)를 실행할 경우 자동으로 작동, 그래픽처리장치(GPU)나 해상도 등 주요 성능을 제한해 발열을 막아주는 시스템이다. 삼성전자는 고사양 앱 실행으로 인한 발열과 과도한 배터리 사용에 대비한 예방 차원에서 GOS를 강화했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선 "스마트폰 최대 성능을 강제로 제한해 소비자를 기만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던 회사 측은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이를 되돌린 업데이트를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하자가 있는 제품을 출시했다"는 비판에선 자유로울 수 없는 형편이다.
여기에 더해진 해킹 사태도 삼성전자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남미 기반의 해커집단으로 알려진 '랩서스'가 삼성전자의 기밀 자료라고 주장하면서 190기가바이트(GB) 규모의 데이터를 온라인에 유출했기 때문이다. 해킹된 자료엔 생체 인식 잠금 해제 작업을 위한 알고리즘 등 이용자 보안과 관련된 내용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랩서스는 최근 글로벌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 기업인 미국의 엔비디아로부터 기밀 데이터를 탈취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파운드리 물량 내주고, AP 점유율 하락
2030년까지 1위에 오르겠다며 야심차게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낮은 수율(불량률의 반대 개념) 때문에 주요 고객사 물량을 1위 대만의 TSMC에게 잇따라 넘겨주고 있다. 퀄컴은 당초 삼성전자에게 맡겼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 1세대'의 후속버전 생산을 TSMC에 의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삼성전자는 최근 파운드리사업부의 현 상황에 대한 강도 높은 경영진단에 착수했다.
삼성전자의 AP인 '엑시노스'에 대한 시장 경쟁력 또한 하락세다. AP는 스마트폰 뿐 아니라 자율주행차 등 각종 정보기술(IT) 기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으로 연산, 그래픽 처리 등 제품의 '두뇌' 역할을 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AP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년 전 대비 3%포인트 하락한 4%에 그쳤다. 대만 미디어텍(33%), 미국 퀄컴(30%), 애플(21%), 중국 유니SOC(11%)에 이은 5위로 두 계단이나 떨어졌다.
주가 손해 본 개미투자자 "주총 반대표 던져야"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해 들어 11% 가량 빠진 7만 원대 초반에 머무른 상태다. 이에 이번 주총 안건에 대해 전자투표 방식으로 반대표를 행사했다는 인증 글도 올라오고 있다. 특히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진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건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에 대해 반대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액면분할 후 국민주가 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제품을 적극 구입해주고 회사에 대한 신뢰를 보내줬었다"면서 "개인 투자자 비율은 10% 수준으로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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